제156화 중독된 이영
하지연이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께서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습니다.”
하지연이 하종수를 두둔하는 건 아니었다. 허나 길 한복판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일은 그 나이에 할 짓이 아니었고 특히 정승 집안의 명성이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박청민은 하지연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하 정승 짓이 맞습니다. 평소라면 한두 마디 꾸짖는 게 전부였을 터지만 그날은 마침 서문소연 낭자의 가마가 그 뒤에 있었습니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하지연은 믿기 어려웠다.
“그럼 아버지께서 서문소연 낭자의 환심을 사고자 일부러 그 앞에서 권력을 휘둘렀단 말입니까?”
“환심이자 경고였지. 비록 명성이 추락하였다고 하나 그래도 여전히 당대의 정승이자 진국공 집안과 혼인으로 얽힌 집안이라는 걸 서문소연에게 보여준 것이다.”
독고용재가 담담하게 말했다.
독고용재는 모든 걸 다 알고 있으면서도 하지연에게 말하지 않았다. 하지연은 요즘 왕부에 머물고는 있지만 두 사람은 사적으로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게다가 독고용재는 정승 집안 얘기를 입에 올리길 꺼렸다.
다만 딱 한 번 송은탁에게 하종수를 때리라고 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본왕이 미처 말하지 않은 게 한 가지 있다. 네가 안성왕에게 하우림의 시신을 찾으라고 했으나 본왕은 황궁을 샅샅이 뒤져도 찾지 못했다.”
하지연은 독고용재의 말에 놀랐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저는 분명 희미궁 맞은편의 사람이 살지 않는 전각 앞에서 보았습니다. 제가 떠날 때까지 거기 있었습니다.”
“정말 없었다. 어쩌면 몰래 처리했을 수도 있겠지.”
독고용재가 답했다.
안성왕이 일부러 도와주지 않는다고만 생각했는데 애초에 시신을 찾을 수 없었다는 말에 하지연은 마음이 무거웠다. 궁 안에서 시신을 처리한다면 우물에 가라앉히거나 돌을 매달아 호수에 던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우림이가 죽었다는 걸 아는 건 의비마마 궁전의 사람들뿐입니다. 마마께서 민비마마 사람인 린호를 죽였으니 하우림의 시신은 아마 의비 쪽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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