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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만만찮은 상대

정오의 술자리는 뜰에서 치렀고 정식 연회는 저녁이었다. 백상이 넘는 잔칫상은 친척과 귀빈들이 먼저 자리를 잡아야 나머지가 앉을 수 있었다. 진국공 댁에서 신부 들러리를 데려온 이는 서문소연의 둘째 삼촌, 둘째 숙모, 그리고 가문의 젊은이들이었다. 예법상 혼례를 치를 때는 친정 사람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기에 조금 전 정청에서 벌어진 소동을 서문 가문의 식구들은 알지 못했다. 그저 오래도록 지체하는 통에 아직 술 한 잔 못 들이켰을 뿐이었다. 들러리 일행은 술을 마셔야 돌아갈 수 있었으니 잔을 들지 못하면 떠날 수도 없었다. 대부분 사람은 아침도 거른 채 정오 무렵 문을 들어섰고 곧 신시가 다 되어 가는데도 점심 한술 못 뜬 터라 배가 등에 달라붙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태자와 독고용재가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에 섣불리 재촉할 수도 없었다. 겨우 연회가 시작되자 그들은 서문소연에게 묻는 것조차 잊고 곧장 자리를 잡고 먹기 시작했다. 서문소연은 더는 축배를 돌고 싶지 않았다. 길상모가 거듭 술 시중을 권했으나 서문소연은 두통을 핑계로 거절했다. 하종수는 서문소연의 언짢은 속내를 알아차리고 말했다. “몸이 성치 않다면 굳이 돌지 마오. 얌전히 앉아 음식을 먹다가 끝나면 방으로 들어가 쉬오. 축배는 내가 돌겠소.” 서문소연은 하종수의 살뜰함이 고맙기는 했지만 분은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대답도 건성으로 했다. “예. 수고가 많으십니다.” 하종수는 상 밑으로 서문소연의 손을 꼭 잡고 따스하게 웃었다. “이제 우리는 부부가 되었으니 부인의 일은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이오.” 서문소연은 약간 마음이 누그러져 하종수를 한번 바라보고 말했다. “대감, 비록 제가 몸은 편치 않지만 축배는 풍속이니 제가 아니 가면 실례일까 염려됩니다. 먼저 축배부터 드는 것이 좋겠습니다.” 독고용재는 귀족들 사이에 앉아 있었다. 궁문 귀족과 마주하면 예의상 한껏 덕담을 주고받는 법이었다. 독고용재는 연이어 몇 잔을 비운 후에야 말을 섞기 시작했으니 그 또한 무례한 표현이었다. 본디 축배는 신랑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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