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숨이 끊긴 덕양왕
전각 안에는 숨 막히는 정적이 흘렀다. 다만 가쁜 숨소리만이 들려왔으나 모두가 그 소리조차 억누르려 애썼다. 혹여 그조차 유명상이 침술을 행하는 데 방해가 될까 두려워서였다.
황후는 불안을 억누르지 못하고 손으로 염주 알을 굴리며 입술 사이로는 낮게 경문을 읊조렸다.
유명상은 호흡 곤란을 완화하는 혈 자리로 화개혈과 신문혈을 짚어내고는 주저하지 않고 침을 놓았다. 바늘이 매끄럽게 들어가자 그의 얼굴에도 잠시 안도의 기색이 스쳤다.
황후와 섭정왕은 침상 곁에 서서 덕양왕의 반응만을 초조히 기다렸다. 덕양왕은 거친 숨을 몰아쉬더니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의식이 돌아오는 듯 보였다. 그러나 끝내 눈은 뜨지 못했고 숨결은 여전히 가늘었다.
유명상의 얼굴에는 당혹스러움이 번졌다. 그는 급히 손을 놀려 단중혈에 침을 놓았으나 차도는 없었다.
덕양왕의 입술은 검푸르게 변해갔고 숨결은 가늘게 이어지다 끊어질 듯 위태로웠다.
“어찌 된 일이냐? 어찌 차도가 없단 말이냐!”
황후의 떨리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유명상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는 속으로 절망을 삼켰다.
‘이럴 리가 없는데... 화개혈, 신문혈, 단중혈, 어느 하나 잘못된 곳이 없는데... 왜 차도가 보이지 않는가.’
그는 다급한 나머지 침을 거두고 찬죽혈과 지창혈에 연달아 침을 놓았다.
그 순간 덕양왕이 눈을 부릅뜨며 잠시 허공을 응시했다.
황후는 회복이라 믿고 외쳤다.
“흠아, 기운이 좀 드느냐?”
그러나 그 눈빛은 공허하기만 했다.
그때 섭정왕이 가장 먼저 이상을 눈치챘다. 덕양왕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더니 사지가 뒤틀리고 얼굴 근육이 경련하기 시작했다.
“어의, 어찌 가만히 보고만 있는 게냐! 간질 발작이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덕양왕의 몸은 뻣뻣하게 경직되며 격렬히 떨렸다. 머리가 뒤로 젖혀지더니 목울대에서 낮고 기괴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섭정왕은 급히 수건을 움켜쥐어 덕양왕의 입에 물려 넣었다.
예전에 하지연이 혀를 깨물지 못하게 하려 그리하던 것을 떠올린 것이었다. 사실 섭정왕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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