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6화 정승 나리의 치욕
대부인은 고개를 숙이며 않고 겸손하게 말했다.
“귀 대비마마, 과찬이십니다다. 이 일은 늙은이의 공이 아닙니다. 단지 늙은이가 사람을 시켜 역병에 걸린 사람들을 석두 마을로 옮기도록 했을 뿐이지요. 석두 마을은 경성과 매우 가까워 역병이 도지면 경성은 반드시 중시할 것입니다.”
귀 대비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렇게 절묘한 계획을 생각해내다니. 이렇게 하면 백성들은 겁을 먹고 조정과 집권자들을 원망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하지연을 석두 마을에서 죽게 할 수도 있으니 참으로 일거양득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역병 환자들은 어디서 구해온 것입니까?”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으니 다음은 하지연을 어떻게 석두 마을로 유인할 것인가가 문제입니다.”
대부인이 말을 돌리며 일부러 귀 대비의 마지막 질문을 피했다.
귀 대비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일부러 모른 척 고개를 돌렸지만 속으로는 욕설을 퍼부었다.
‘늙은 여우 같으니라고.’
그녀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
“애가는 오늘 입궁하여 태후마마를 뵈었습니다. 태후마마께서 하지연을 역병촌으로 보내야 한다고 직접 말씀하셨으나 단지 아직 망설이고 있습니다. 아직도 혜민서와 어의가 방법을 생각해내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무도 방법을 생각해낼 수 없을 것입니다. 이 강시병은 한번 감염되면 곧 죽음이지요.”
대부인이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며칠 더 기다려봅시다. 그때 애가가 다시 태후마마께 말씀드릴 겁니다. 태후마마께서 마음이 움직이면 대부인은 정승 나리께서 손을 쓰시게 하세요.”
귀 대비가 말했다.
대부인이 염주를 손에 쥐고 아미타불을 외웠다.
“아미타불, 모든 것은 귀 대비마마께 달렸습니다.”
귀 대비가 찻잔을 잡고 조용히 대부인을 훑어보았다.
“대부인은 애가와 공동의 적이 있습니다. 먼저 이 적을 제거하고 다시 협력을 논해도 늦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대부인이 애가를 돕는다면 나중에 팔 황자가 뜻을 이루었을 때 정승 댁이 영원히 부귀를 누리도록 약속하겠습니다.”
“저는 늙은 몸이라 귀 대비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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