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어의도 감히 따르지 못한 의술
섭정왕이 하지연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
“잠시 쉬어도 되느니라.”
하지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덕양왕 마마의 병세부터 다스려야 합니다.”
그녀가 이렇게 말한 것은 공을 세우려 하거나 섭정왕 앞에서 잘 보이려는 뜻만이 아니었다.
의술을 행하는 자로서 조금 전에 본 덕양왕의 상태에 결코 안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짧은 시간 안에 두 번이나 발작을 일으켰으니 그 여파가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눈앞의 환자가 죽음을 맞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고 덕양왕의 생존에 그녀의 운명까지 걸려 있었으니 이 위기에서 다시금 목숨을 잃게 할 수는 없었다.
하지연은 자신이 손을 놓고 있을 사이에 어의들이 다시 섣불리 침을 놓아 덕양왕의 뇌신경을 자극할까 봐 두려웠다. 뇌신경이 다시 자극받으면 세 번째 발작이 일어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신선이라 해도 구하지 못할 것이라 두려웠다.
섭정왕은 하지연의 눈빛에서 읽히는 진심을 보고 자신의 짐작이 틀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얼굴빛이 조금 누그러졌다.
그는 양 상궁에게 손짓했다.
“지연 낭자를 부축하여 안으로 들이고 잘 돌보아라.”
“예, 섭정왕 마마.”
양 상궁은 곧 다가와 하지연을 부축하며 조심스레 말했다.
“아씨, 발걸음 조심하십시오.”
하지연은 미소를 띠며 작게 답했다.
“마마님의 염려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양 상궁은 그녀를 천천히 부축해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하지연의 머리는 여전히 어지러웠고 상처는 계속 욱신거렸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상처가 여러 번 벌어져 이미 염증이 생겼음을 알았다.
‘어의가 지어준 처방에 소염 성분을 가진 약재가 들어갔을까... 만약 염증이 깊어져 열이 치솟는다면 정작 중요한 때에 몸이 버텨주지 못할지도 몰라.’
내전의 주렴을 걷어 올리자 구슬이 부딪치며 맑고 청아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순간 전각 안의 모든 시선이 일제히 하지연에게로 쏠렸다.
하지연은 양 상궁의 부축을 받으며 곧은 자세를 유지하려 애쓰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윽고 황후 앞에 이르러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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