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295화 혼례복을 빌리다

귀 대비의 청녕각. 귀 대비가 부드럽게 찻잔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태황태후께서 친히 혼사를 내리셨다지. 혼례가 사흘 뒤라 들었는데, 어느 집 규수인지 아느냐.” 복이가 허리를 굽혀 대답했다. “그건 아무도 모른다 합니다. 아마 태후마마조차 모르실 듯합니다.” 귀 대비는 가늘게 눈을 떴다. “아니다. 태후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녀는 한참을 생각했다. 그러나 태황태후가 어찌 그리 급히 교지를 내리고, 직접 나서 혼인을 정했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 생각에 마음이 서늘해졌다. 복이가 조심스레 말했다. “누가 되었든 하지연보다는 낫습니다.” 귀 대비가 낮게 웃었다. “그건 그렇다. 하지연은 요사이 백성들에게 보살처럼 받들어지고 있다. 만약 죽지 않고 돌아와 섭정왕에게 시집간다면 우리에게 화가 될 것이다.” 복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하지연이 돌아온다면 대비마마께도, 남회왕께도 불리합니다. 이번 혼사가 너무 급히 정해져 사흘 만에 치러진다 하니, 지금 전갈을 보내도 남회왕 마마는 돌아오시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대비마마께서 직접 입궁하셔서 태후마마께 혼기를 조금 늦추자 아뢰심이 어떠한지요. 남회왕께서 형의 경사를 축하하러 돌아오신다 하면, 무리한 청도 아니지요.” 귀 대비가 손을 저었다. “그건 어렵다. 태황태후가 이렇게 서두르는 건 뜻이 있다. 팔황자가 돌아오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지.” 복이가 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허나 마마께서는 상중이 아닙니까. 그 까닭으로 태후마마께 말씀드려 태황태후께 전하신다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상복 중에 혼례를 치를 순 없지 않겠습니까.” 귀 대비가 냉정히 말했다. “주희가 죽은 지 아직 백 일도 되지 않았다. 백 일 안에 혼례를 치르면 차상이라 하지. 태황태후는 바로 그 틈을 노린 것이다. 그러니 그 이유로는 막을 수 없다.” 대주국의 풍속에 따르면, 친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삼 년을 상복으로 지냈고 양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일 년을 지냈다. 부모의 상이 백 일 안에 혼례를 치르는 것은 차상이라 하였다. 민간에서는 간혹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