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0화 마침내 혼인하다
독고용재와 하지연이 목욕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가 숨을 죽였다.
신부의 얼굴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녀가 바로 하지연이었다.
사람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웅성거렸다.
놀라움과 수군거림이 뒤섞였다. 그러나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한 가지였다. 혼례를 계속 치러야 하느냐, 아니면 멈춰야 하느냐.
만약 혼례를 이어간다면, 신부의 예복은 어디서 구해야 하는가.
그때 군중 속에서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전에 지연 낭자와 덕양왕마마께서 이미 한 번 혼례를 올리셨지요. 그때의 혼례복이 아직 있지 않습니까?”
모두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로 쏠렸다.
진유정이었다.
사람들의 눈이 몰리자 그녀는 깜짝 놀라 손을 내저었다.
“그냥 생각만 해 본 말입니다. 괜히 말했나 봅니다.”
그 순간, 태황태후의 나직한 음성이 울렸다.
“그리 하자.”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덕양왕의 예복은 멀쩡했으나, 하지연의 가례복은 군데군데 찢기고 불에 그을려 있었다.
그 옷은 그녀가 겪은 고난의 흔적 그대로였다.
하지연은 그 옷을 다시 입게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심장이 서늘히 내려앉았다.
태황태후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말했다.
“그 옷이 싫다면, 혼례를 미루자꾸나. 본궁이 새 옷을 지어주마. 서너 달이면 충분하리라.”
하지연은 두 손으로 찢긴 가례복을 꼭 껴안으며 조심스레 아뢰었다.
“새 옷을 짓자면 많은 은전이 드옵니다. 사치라 비난받을까 염려되옵니다. 있는 옷이 있으니 수놓는 이를 불러 살갗만 드러나지 않게 기워주시면 족하옵니다.”
그 말에 아설이 나직이 일렀다.
“이만치 헤졌으니 살이 드러날 것입니다.”
하지연이 억눌린 숨을 삼켰다.
“조금 드러나도 괜찮습니다.”
그녀는 속으로 말했다.
‘서너 달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맨몸으로 혼인하겠다.’
이 혼사는 이미 숨이 막힐 만큼 버거웠다.
아설이 고개를 저으며 냉담히 말했다.
“하지연, 참으로 사리를 아는구나.”
하지연은 피식 웃으며 답했다.
“절약과 검소, 저부터 실천해야지요.”
그녀는 돌아온 뒤에야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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