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섭정왕이 사라지다
태자는 그의 황숙 안성왕 앞에서 기가 눌려 감히 억지로 왕부 안으로 들이닥치지 못했고, 그렇다고 돌아가지도 않은 채 수십 명의 시위들과 함께 문 앞을 지켰다.
“그럼 숙부님께서 몸이 나아지시면 그때 다시 뵙고 문안을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태자는 계속 자리를 지켰고 안성왕은 억지로 그를 내쫓을 수도 없어 그저 문밖에 머물게 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독고은정은 대비 곁의 궁인들을 더 캐물어 보려 했으나 모두 입을 꾹 닫고 있어 아무 소득 없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바로 그때 왕부의 사람이 안성왕에게 이영이 깨어났다고 급보를 전했다.
안성왕은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고 침상에서 일어난 이영은 눈에 핏발이 선 채 다급히 물었다.
“섭정왕 마마께서는 어떻게 되셨습니까?”
차마 진실을 전하지 못한 안성왕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어의가 곁에서 돌보고 있다.”
그러나 그 말을 듣고 이영은 고개를 푹 떨구었고 눈가에 눈물이 번졌다.
“마마께서... 세상을 떠나셨지요?”
그는 조금 전에 깨어나 옆에 있는 의원에게 먼저 물었으나 의원은 달수는 이미 숨을 거두었다고 전하면서 섭정왕은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직감하고 있었다.
안성왕은 그를 위로해 주었다.
“이영아, 애통해 마라.”
이영은 숨을 들이켜며 눈물을 꾹 삼켰다.
안성왕은 그의 곁에 앉고 물었다.
“그날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 어찌하여 그토록 처참하게 기습을 당했단 말이냐? 혹시 그자들이 양 태부의 수하들이었느냐?”
이영은 곁에 있는 의원을 흘끔 보고는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이를 눈치 챈 안성왕은 사람들을 모두 물러나게 하고 이영과 단둘이 남았다.
“마마, 저희는 매복하고 있던 두 무리에게 당했습니다. 하나는 틀림없이 양 태부의 사람들이었고 또 다른 무리는...”
그는 말끝을 흘리며 잠시 주저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힘없이 말했다.
“대비마마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안성왕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
대비가 어찌 친아들을 공격한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대비가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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