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우리가 만불사에 도착한 지 사흘 만에 민지유를 만났다.
점심시간이었고, 나는 어머니와 함께 정찬을 먹고 있었다. 그때, 그녀가 뒷산 불상을 닦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절뚝거리며 돌아오는 그녀의 모습은 예전보다 훨씬 앙상해져 있었다.
우리를 발견하자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두 손을 모아 나에게 가볍게 인사를 했다.
“나무아미타불.”
그리고는 다른 방향으로 몸을 돌려 떠났다.
식사 후 우리는 그녀를 찾아갔다. 이번에는 복수하러 간 것이었으니 그녀가 불문에 귀의했더라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었다.
예상 밖으로 그녀의 방 문은 열려 있었고, 우리가 들어서자 그녀는 이미 써 둔 채권문서를 우리 어머니에게 건넸다.
“이것은 과거 이곤이 저에게 준 세 개의 점포인데 저는 이미 채권문서에 서명했고 언니의 것은 언니에게 돌려주겠습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갑자기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부처님께서 축복하시어 네가 살아있는 것이다. 이화연, 여러 번 너를 해치려고 했지만 이제 부처님 앞에서 용서를 구하니 부디 용서해다오.”
그녀의 연이은 행동에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멍하니 그녀가 나에게 세 번 절하고, 우리 어머니에게도 세 번 절하는 것을 바라보고 나서야 내가 그녀를 죽이러 왔다는 것을 떠올렸다.
나는 무기를 뽑아 들었지만 어머니가 나를 막았다.
“부처님이 계시는 성스러운 땅에서 살생은 안 된다.”
문밖에서 갑자기 한 스님이 들어왔다.
“나무아미타불,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은 덕을 쌓는 것과 같습니다.”
그는 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두 분, 평안은 이미 우리 절에 들어왔으니 과거의 모든 것은 속세의 얽힘일 뿐입니다. 평안은 평생 부처님 앞에서 참회할 테니 두 분이 너그러이 목숨을 남겨주시기를 바랍니다.”
어머니는 나에게 무기를 거두라고 신호를 보냈다. 스님은 내가 더는 죽일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민지유에게 말했다.
“평안아, 속세와 인연을 끊고 뒷산에서 경전을 읽으렴.”
민지유는 절을 올리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주지 스님.”
주지 스님이 나가자 민지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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