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이여진이 질투하는 척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김신우는 늘 기뻐했다.
그는 당당하게 이여진의 남편 신분으로 곁에 설 수 없었지만 그녀가 아내처럼 자신에 대한 소유욕을 보일 때마다 내심 즐거워했다.
하지만 이번에 김신우는 이런 상황을 마주하자 약간 짜증이 났다.
그는 저도 모르게 다리를 반대편으로 옮겼다.
그의 이 움직임은 이여진의 눈을 피하지 못했다.
그녀는 재빨리 손을 빼고 얼굴을 차갑게 굳혔다.
“오빠, 잠깐 멈춰. 나 내려야겠어.”
이여진은 늘 사소한 투정을 부리곤 했다.
김신우는 이것이 그녀가 불만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알았다.
예전 같으면 몇 마디 달래거나 몇천만 원을 송금해줬겠지만 지금 김신우에게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다.
김신우는 차를 도롯가에 대고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는 놀란 표정을 한 이여진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내려. 나 급한 일 있어서 지체할 수 없어.”
이여진은 김신우가 이렇게 차갑게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순간 그녀는 멍해졌다.
하지만 옆에 있는 남자의 두 눈에 얼음처럼 차가운 냉기가 서려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김신우가 장난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챘다.
늘 남자들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아왔던 이여진은 자연히 이런 굴욕은 견딜 수 없었다.
그녀는 몸을 돌려 차 뒷좌석에서 자신의 가방을 집어 들고 차에서 내렸다.
문을 닫는 순간 그녀는 김신우가 자신에게 설명해주길 바랐으나 그는 액셀을 밟고 쏜살같이 달려나가며 뒷모습만 남겨놓았다.
이여진이 내린 후 김신우는 갑자기 마음이 홀가분해진 것 같았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안하영에게 미친 듯이 전화를 걸기 시작했지만 휴대폰에서는 상대방이 전원을 꺼놓았다는 차가운 기계음만 들렸다.
그는 안하영과 막 결혼했을 때를 떠올렸다.
어느 날 술에 취해 지석에게 업혀 집에 돌아왔을 때 안하영이 그의 어깨에 기대어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여보, 앞으로 이런 상황이면 꼭 나에게 전화해. 당신은 이제 아내가 있는 사람이잖아. 알겠지?”
그 이후로 안하영의 전화는 24시간 내내 켜져 있었다.
새벽의 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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