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당신한테 서프라이즈 선물 하나 해줄게
강이영은 휴대폰을 꼭 쥔 채 물었다.
“무슨 물건인데요?”
“뭐, 보석이나 장신구 같은 것들이지.”
강진철의 목소리는 무덤덤했지만, 어딘가 바라는 게 있는 듯한 목소리였다.
“내일 점심 전까지 와. 늦으면 소용없어.”
뚝하는 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겼다. 강이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엄마가 남겨둔 보석과 장신구라고?’
‘그렇게 돈이나 밝혀대는 강진철이었는데, 며칠 전까지만 해도 돈 달라고 난리더니. 과연 그 귀한 걸 나한테 주려고 할까?’
‘분명 무슨 속셈이 있을 거야.’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강이영은 유정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그녀는 애교 섞인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오늘 밤은 요양원에서 외할머니랑 같이 있고 싶어요. 내일 아침에는 친정에도 다녀와야 해서요.”
“친정이라면 강씨 가문에? 거기는 갑자기 왜?”
낮게 깔린 유정한의 목소리에는 은근한 불쾌함이 잔뜩 묻어 있었다.
그 반응에 강이영의 입꼬리를 살짝 올라갔다.
“엄마 물건 좀 가지러요...”
강이영은 아까 있었던 모든 일을 조금도 빠짐없이 설명해 주었다.
휴대전화 너머에서는 서류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유한정은 마침 서류에 서명 중이었던 것 같았다.
“강진철이 갑자기 너한테 엄마 물건을 가지러 오라고 했다는 거지? 넌 그게 정상인 것 같아?”
겨우 열흘 전까지만 해도 미래 그룹의 계좌에서 십억을 빼갔다. 그런데도 다시 강이영을 노린다는 게 말이 안 되었다.
‘정말 탐욕이 끝도 없네. 어떻게든 냉장고에 코끼리 쑤셔 넣어보겠다고 발악하는 꼴이라니.’
“당연히 수상하죠!”
강이영은 장난스레 말꼬리를 늘리며 한 마리의 교활한 여우처럼 웃었다.
“그러니까 여보한테 뭐 좀 부탁하고 싶어서요.”
만년필을 내려놓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낮게 깔린 유정한의 목소리에서는 흥미가 묻어났다.
“조금만 알아봐 주면 안 될까요...”
...
한편, 경진 한복판의 미래 그룹 최상층.
유정한의 길고도 날렵한 손가락이 만년필을 빙글빙글 돌렸다. 커다란 통유리창 너머로 들어오는 햇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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