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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심화영은 그의 마차가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며 어둠 속을 향해 말했다. “세민아, 뒤쫓아가서 누구를 만나는지 확인해.” 백세민은 일그러진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 “강훈 전하를 해하려 한 자를 찾고 계십니까? 아가씨.” 조금 전 심화영과 원태영의 대화를 몰래 숨어서 지켜보았던 터라 백세민은 무슨 상황인지 잘 알고 있었다. ‘애초부터 심화영이 이리 변한 모습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삼황자를 농락하고서 나더러 뒤쫓아 가라고? 이 여인이 내가 알고 있던 그 심화영이 맞나?’ 백세민의 의아한 눈빛을 하고 있었으나 심화영은 그런 것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서둘러라!” 자신의 변화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매우 당황해한다는 것을 심화영도 잘 알고 있었으나 이를 설명하기가 어려운 데다 또 그럴 여유도 없었다. 게다가 아무리 설명해도 믿는 사람이 없을 것이 뻔했으니. 백세민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흘끗 쳐다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은 채 어둠 속으로 다시 사라졌다. 심화영은 깊은 한숨을 내쉰 뒤에 백마를 끌고 청유 거리 한복판으로 향했다. “오셨습니까, 아가씨.” 심화영을 보자마자 만식이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다가왔다. 심화영은 미리 준비한 간식을 그에게 건네며 물었다. “사부님은?” “기다리고 계십니다.” 만식은 간식을 가지고 심화영의 뒤를 따르다가 멈추었다. “아가씨를 혼자 들여보내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있어서 저는 안 들어가겠습니다.” “하면 밖에서 놀다가 우리를 지켜보는 이상한 사람이 있는지 잘 살피거라.” 심화영은 당부하고 나서 방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눈치가 빨라졌으나 아쉽게도 이제 숨길 수도, 숨길 필요도 없게 되었어.” 방 안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설현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창문에 비친 설현수의 얼굴이 어찌나 야위었는지 마치 꿈에서나 나올 법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하지만 그가 선한 사람이란 걸 심화영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만식을 거두고 게름뱅이를 위해 약을 구할 리가 없었을 터. 그리고 직감이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설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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