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화
백세민은 순간 숨이 턱 막혔다.
그러고 보니 어제 심화영은 독으로 전소현의 채찍을 독으로 빼앗은 뒤, 아직까지 손에 전리품처럼 들고 있었다.
전소현의 성정으로 보아 심화영이 그 채찍을 든 채 대중 앞에 나서는 모습을 본다면 그것은 대놓고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다름없다고 여길 것이었다.
백세민은 눈앞의 심화영을 살폈다.
겉으로는 평온한 얼굴이었으나 그 무심한 표정 너머로 언제부터인가 속을 알 수 없는 음흉한 마음이 숨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전소현이 스스로 시비 걸고 오기를 기다리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분의 이름은 전소현이옵니다.”
백세민은 결국 대답했다.
목소리에는 알 수 없는 기색이 묻어났다.
전강훈은 마음에 있는 여인과 아직 혼인도 하지 못했건만 ‘첩’쪽에서 먼저 불이 붙어버린 꼴이었다.
‘과연 오늘은 또 어떤 풍파가 몰아칠 것인가...’
심화영은 딱히 대꾸하지 않고 말없이 마차에 올랐다.
수화당은 후작 댁과 그리 멀지 않았다.
전날 밤 한바탕 일을 겪은 그녀는 마차 안에 앉자마자 금세 졸음이 쏟아졌다.
막 눈을 감고 잠깐 눈을 붙였을 무렵, 앞에서 송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삼황자 전하를 뵙습니다.”
심화영은 눈을 떠 사방을 둘러보았다.
백세민은 이미 사라져 보이지 않았고 그녀는 전방에 선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수화당으로 가는 좁은 길목으로 평소에는 사람 하나 드문 조용한 곳이었다.
삼황자 원태영이 마차 앞을 가로막은 채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에는 심상찮은 감정이 얽혀 있었다.
심화영이 눈을 뜬 것을 확인한 그는 물었다.
“어젯밤은... 무탈하였소? 어찌하여 그리 피곤한 안색이오?”
“예, 잠을 설쳤습니다. 흉몽을 꾸었지요.”
심화영은 정신을 차려 곧장 허리를 펴고 그를 바라보았다.
“전하께서도 안색이 어두우십니다. 눈 밑이 아주 검으신데... 혹시 전하께서도 흉몽을 꾸신 건지요?”
삼황자는 순간 숨이 멎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사실 그는 심화영의 마음을 떠보려 온 길이었다.
하나 그녀의 웃는 듯 웃지 않는 낯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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