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3화
심화영이 조용히 작은 유리병 하나를 꺼내 보이며 서늘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이 물건, 지난번 두 사람이 이삿짐을 옮길 때 송연정이 제 방에서 몰래 훔쳐 간 것입니다.”
“그때 강석이 분명히 보았으나 전 별다른 말 없이 넘어갔었죠. 그저 두 사람이 무슨 수작을 벌이려는가 두고 보려 한 것일 뿐이었어요.”
그녀의 시선이 차갑게 멈춘 곳은 바로 유씨 부인과 송연정이었다.
“한데 오늘 이 물건이 삼황자 전하 손에 쥐어졌더군요. 이 일 제대로 설명해 주겠습니까?”
“그럴 리가! 우리가 어찌...!”
유씨 부인은 그제야 깨달았다.
오늘 이 늦은 시각에 자신과 송연정이 끌려온 이유가 무엇인지!
하지만 모든 것이 너무 갑작스러웠고 그때 최 의원이 분명 말했었다.
완벽하게 처리되었으며 절대로 자신과 송연정에게는 불똥이 튀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이토록 늦은 시각까지도 두 사람은 그저 좋은 소식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설마 이런 식의 결과를 맞닥뜨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기쁜 소식은커녕 심문을 당하는 처지가 될 줄이야...
‘어찌 대답해야 옳은 것이지? 어떻게 대답해야 그나마 나에게 유리하게 흐를 수 있을까?’
유씨 부인은 슬며시 송연정을 향해 곁눈질하며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감싸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 물건은... 정말 그저 연정이가 모양이 예뻐서 마음에 들어 했을 뿐이야.
어차피 넌 좋은 것들을 수도 없이 갖고 있으니 그것 하나쯤이야 굳이 따질 것 없지 않느냐?”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송연정 앞에 몸을 내밀고 막아섰다.
그리고 눈빛을 흔들며 억지스레 변명하였다.
“또한... 그 물건이 삼황자 전하 손에 들어간 것이라면 최 의원이 몰래 가져간 것일 수도 있고... 한데 어찌 그자가 여인네의 물건을 슬쩍하겠느냐? 그 역시 이상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말하며 모든 책임을 단박에 최 의원에게 떠넘긴 셈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넋을 잃은 얼굴이 되었다.
“허허... 오늘 이 일은 보통 일이 아니야. 정말 보통 일이 아니로세! 삼황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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