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9화
“송연정? 그 아이가 먼저 날 꾀었을 뿐이오. 난 결코... 고의가 아니었소...”
그는 어느새 피해자처럼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오나... 내가 약에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의 눈길은 자기도 모르게 전강훈에게로 향했다.
몸이 파르르 떨려오는 건 억누를 수 없었다.
혹시라도 전강훈이 분노하여 그를 한 손에 내리치기라도 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숨이 끊어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원태영이 한참이나 전강훈을 살펴보아도 놀랍게도 전강훈은 단 한 번도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오직 한 곳, 바로 심화영에게만 향해 있었다.
심화영이 어디로 움직이든 전강훈의 눈동자는 그 뒤를 묵묵히 따라갔다.
표정은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 눈빛과 눈썹 사이에는 분명한 애정이 깃들어 있었다.
마치 그녀가 어른이 아닌 자신이 아끼는 장난꾸러기 소녀인 양 무엇을 하든, 무슨 말을 하든 다 봐주고 다 들어주는 듯한 눈빛이었다.
하지만 만일 누가 그녀를 해치려 든다면 그 즉시 하늘이라도 가를 듯한 분노를 터뜨릴 사람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원태영의 가슴속에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질투심이 치밀어 올랐다.
‘심화영... 대체 무엇이 그리 대단하단 말인가... 전강훈이 왜 저토록 감싸는 것이지?’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이 무시하고 함부로 이용했던 후작 댁의 서녀가 아니었다.
지금 그녀는 놀라운 지혜와 빛나는 존재감으로 원태영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심화영의 눈동자는 조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삼황자 전하의 말씀이 옳다면... 송연정이 전하께 약을 먹여 억지로 일을 벌였고 전하께서는 세속의 인연을 뛰어넘는 자비로움으로 송연정을 첩으로 받아들이시어 심지어는 온궁환까지 수소문하여 아이를 가지게 하려 하셨다는 말씀이옵니까?”
“...!”
원태영은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정신이 아찔해졌다.
“낭... 낭자!”
오늘 밤 그녀는 말을 거듭할수록 더욱 예리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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