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6화

심화영이 문발을 홱 젖히더니 유씨 부인을 쏘아보며 물었다. “조금 전에 한 말이 무슨 뜻입니까?” 갑자기 나타난 심화영을 보고 유씨 부인은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무슨 뜻이냐니?” 심화영의 시선과 마주친 유씨 부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다. ‘화영이 언제부터 엿듣고 있었던 걸까? 발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앞에 있는 약간 통통한 얼굴의 소녀를 바라보면 볼수록 유씨 부인은 자신이 초라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비록 내가 사 온 아이였으나 화영은 마치 닭의 무리에 있는 학과도 같았지. 물론 어렸을 때는 그 재능이 잘 드러나지 않았으나 연남산에서의 사건 이후로는 하루가 다르게 변했어.’ 지금의 심화영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아서 유씨 부인과 송연정은 초라해질 수밖에 없었다. 유씨 부인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심화영은 눈치챘다. ‘역시 죽을 고비를 넘기면 사람이 변하는군.’ 그녀는 유씨 부인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마지막에 한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유씨 부인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화영아, 네가 너그럽게 이해해 주면 안 되겠느냐? 연춘루에서 너를 배신한 건 어쩔 수가 없었어. 나도 사정이 있는지라...” 대충 얼버무리려 했으나 ‘사정’이라는 단어를 꺼낸 순간에 눈물이 유씨 부인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절망과 슬픔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심화영은 사정이 무엇인지 묻고 싶었으나 송연정과 유씨 부인이 한 짓들이 생각나서 다른 말을 꺼냈다. “상처를 좀 봐드리려고 왔습니다.” 유씨 부인의 상처를 확인한 후, 심화영은 송연정에게 약을 던져주었다. “네가 양심이 남아있다면 약 바꿔 드리는 거 잊지 마. 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바꾸면 된다.” 말을 마치고 돌아선 심화영은 유씨 부인의 마지막 말이 변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입구에 다다랐을 때 백세민에게 무심코 물었다. “세민아, 유가촌 쪽에는 뭔가 알아낸 것이 있느냐?” “소인이 돌아오는 길에 전하께 여쭤보려 했는데... 다른 분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