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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허나 예전에 저질렀던 어리석은 짓들을 떠올려 보건대 이 판국에 제법 머리를 쓸 수 있을 리도 없지...’ 손 상서는 고개를 저었고 마땅히 어떤 태도로 나서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한참을 말없이 서 있었다. 방 안의 이들은 심화영과 손 상서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어리둥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중얼거렸다. “저 아씨는 본인이 사지에 몰렸는데도 어째 남을 끌어들이려 하는 것인가? 이제 와서 손 상서를 왜 겨누는 것이지?” “헌데 손 상서의 방금 반응은 좀...” 도망치듯 빠르긴 했다. 그 순간 방 안의 시선들이 하나같이 묘한 기운을 띠기 시작했다. 손 상서는 삼황자의 장인이 될 몸이었기에 그가 이 일에 그토록 적극적인 까닭은 삼황자를 돕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삼황자는 과연 진심으로 심화영을 혐오하여 송연정을 두둔했던 것인가? 아니면 막상 진실이 들통나자 부끄러움과 분노에 휩싸여 그녀를 몰아붙였던 것뿐인가?’ ‘혹은 심씨 가문과 전씨 가문의 혼약을 빌미로 양가의 동맹을 무너뜨리고 세자인 원시경의 세력을 약화하려는 큰 그림의 일부였던 것은 아니겠는가? 손 상서는 그 계책에 따라 움직인 것이고 심화영은 그저 희생된 것뿐인 건가?’ 그럴 가능성도 충분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혼약서 하나 찢어진 일에 손 상서가 저리도 다급해할 까닭이 없었다. 그 모양만 보면 찢긴 것이 마치 손 상서 본인의 혼약서인 것 같았다. 그리하여 방 안의 사람들 시선은 하나같이 각기 다른 계산을 담고 있었다. 그 순간 손 상서는 손에 쥔 혼약서가 불덩이처럼 뜨겁게 느껴졌고 손이 절로 덜덜 떨려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화영 낭자, 무슨 말씀이십니까? 방금은 너무 놀라서...” 그는 눈빛이 순간 흔들렸고 얼버무리듯 말을 돌렸다. “무릇 삼황자와 얽힌 일이야 경성 백성들조차 다 아는 일이잖습니까. 삼황자는 제 손녀 채윤이의 정혼자인지라 그저 손녀사위 자리를 지키려는 조바심이었을 따름이었습니다!” “허면 이제 상서 나리께서도 안심이 되셨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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