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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때마침 문밖에서 또 한 사람이 걸어 들어오더니 싸늘하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혼약서를 지녔다 하나 어찌 된 연유인지 설명하지 못하고 사태를 방관하셨으니 혹시라도 전태산 나리께서 분노하시어 화영이를 죽음으로 내모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야 그 혼약서를 꺼내실 작정이었던 것입니까?” “그렇게 되면 혼약서가 가짜라고 해도 목적을 이루는 것이 아닙니까? 제 말이 맞습니까?” 그의 목소리는 심철호보다도 한층 더 날카롭고 서릿발 같았기에 손 상서의 관자놀이에 식은땀이 맺히고 말았다. 심화영이 고개를 돌리자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준수하며 키는 곧고 당당하여 바른 기상을 품은 젊은 장군이 걸어들어오는 걸 보았다. 무장이라기엔 지나치게 수려한 인상이었고 그 속에는 문인의 품격과는 다른 날 선 냉기가 서려 있어 풍설이 스치는 듯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그리하여 유장이라 불리는 것이었다. 그가 바로 그녀의 큰 오라버니, 어전행수 심진성이었다. 전생에 그녀는 송연정의 꾐에 넘어가 혼약을 깨뜨리고 조정을 어지럽히는 등 심씨 가문에 해가 되는 일들을 서슴없이 저질렀다. 심진성은 거듭 그녀를 만류했으나 그녀는 오히려 그를 업신여기며 정사품행수라는 직함 하나 믿고 으스대는 허울뿐인 노비라 조롱하였다. 끝내 그는 분노하여 의절을 선언하고 다시는 그녀를 아우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한 그조차도 결국은 심씨 가문의 몰락을 피하지 못하고 한겨울 대설 속에서 참혹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런 그가 지금 다시 그녀를 위해 나선 것이었다. 심화영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기억이 휘몰아치듯 지나갔다. 그녀는 그를 미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오라버니.” 그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소매를 걷어 올리며 위쪽 어좌를 향해 나아가 단정히 무릎을 꿇었다. “폐하, 이 혼약서는 선황제의 뜻으로 내려진 것이온데 진실 여부는 심히 중대사라 하옵니다. 폐하께서 잘 살펴주시옵소서!” 심화영의 눈가가 붉어진 채로 고개를 들어 황제를 올려다보았다. 황제 또한 침묵을 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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