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1화
약수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아, 황급히 핑계를 대며 말하였다.
“마마, 제가 화로에 약을 끓이다가 내려놓는 걸 깜빡했습니다. 먼저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어서 가거라.”
정비는 건성을 한마디 건네신 후, 이내 고개를 돌려 사람들을 향해 억지웃음을 지으며 둘러댔다.
“요즘 몸이 성치 못하여 날마다 약을 달이고 있습니다. 오히려 웃음거리가 되었네요.”
심화영은 쌀쌀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귀의께서 맥을 짚어보는 게 어떻습니까?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밝히는 게 옳을 듯합니다.”
정비는 얼굴이 굳어졌다. 결국 그녀는 도원정을 보며 말했다.
“도원정께서 본궁에게 처방을 내려주셨으니 귀의가 수고하지 않아도 괜찮다.”
심화영은 그녀의 말을 이어받아 말하였다.
“보아하니 도원정의 의술이 정비 마마의 깊은 신뢰를 얻었나 봅니다. 그럼 의술이 귀의보다도 더 뛰어나시겠죠?”
도원정의 입꼬리가 움찔거렸다. 그는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칭찬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비꼬는 것처럼 느껴졌다.
도원정이 반응하기도 전에 심화영은 이미 그를 보며 갑자기 물었다.
“그렇다면 도원정께서 황후 마마께 맥을 짚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무심코 물어본 것 같았지만 심화영의 두 눈에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이 도원정이 바로 황후께 독을 놓은 자였다!
전생에 이 늙은이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지껄이며 심태진에게 죄를 뒤집어씌웠고, 심태진을 그렇게 비참하게 만들었다!
이번 생에도 정비와 한배를 타며 나타났으니, 반드시 숨통을 끊어 저승에 보내줄 것이다.
도원정은 심화영의 눈빛을 맞받아보았으나 얼굴이 어두워졌다.
착각인지 모르겠으나 그는 심화영이 의도적으로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정작 언제 그녀의 노여움을 샀는지는 알 수 없었다.
‘설마 내가 심태진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했던 것을 이 어린 계집이 미리 알고 있었던 걸까?’
도원정은 고개를 저으며 자신이 너무 많이 생각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심화영의 질문에 쉽사리 대답할 수는 없었다.
그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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