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7화
심화영이 고개를 돌려 들어오는 이를 바라보았다.
문간으로 들어선 사람은 짙은 푸른색의 원령포를 입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고 또렷한 눈썹과 밝은 눈매 사이로 왠지 건방진 기운이 풍겼다. 눈동자에 번뜩이는 빛이 어려 있었으나 그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알 수 없는 그늘이 깔려 있었다.
그는 바로 이 나라의 이황자 원상우였다.
전생에서 대황자 원시경이 삼황자의 계략으로 불에 타 죽은 뒤 원상우는 삼황자와 한판 맞붙으려 했으나 결국 황제의 계획을 어지럽히는 꼴이 되어 크게 꾸중을 듣고 반년 동안 담조사에 유폐되었다.
그는 그 일에 불복해 끝내 반역 세력과 손을 잡았다가 삼황자에게 꼬리를 밟혔고 결국 역모의 죄로 처단되었다. 그러나 삼황자 역시 그에게 큰 대가를 치렀다. 심화영이 몸으로 대신 막아내지 않았다면 삼황자는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고 어쩌면 원상우가 황좌에 올랐을지도 몰랐다.
심화영은 그때의 기억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고 가슴을 관통했던 그 치명적인 칼끝의 감각이 생생히 되살아나자 소매 아래 감추어진 두 손이 절로 꼭 움켜쥐어졌다.
‘그 빚을 언젠가는 삼황자에게도, 눈앞의 이 사내에게도 반드시 갚아 주겠다.’
그러나 그녀는 겉으로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전에는 소녀가 몰라서 경솔하게 행동하였습니다. 괜히 장난삼아 거들먹거려 전하의 웃음거리가 되었지요.”
고개를 들어 그와 마주 보는 눈빛은 티끌만큼의 흔들림도 없었다.
원상우는 그 눈빛에 잠시 멈칫하더니 예전과는 달리 생기 넘치는 그녀의 기운과 절세미모가 어우러진 얼굴을 보자 눈빛이 번쩍였다.
“듣던 대로구나. 내 아우가 참으로 보는 눈이 없다. 내가 그놈이었다면 절대 너를 욕보이지 않았을 터인데.”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덧붙였다.
“화영이 같은 이는 마땅히 벗처럼 대하고 존중해 줘야지.”
“전하께서 과찬을 하시니, 소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심화영은 입으로는 공손히 사양했으나 마음속으로는 차가운 웃음을 흘렸다.
‘벗처럼 대하고 존중하겠다고?’
이황자는 그녀가 심씨 가문의 셋째 딸이자 대황자를 지지하는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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