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9화
사내는 말문이 막힌 듯 멍하니 있다가 이내 체념하듯 중얼거렸다.
“설령 네가 내게 독을 먹였다 하여도 너 또한 나가지 못할 것이다. 이곳의 출구를 아는 자는 오직 나뿐이니라. 결국 너도 나와 함께 이곳에 묻히리라.”
심화영은 주위를 살피며 눈을 가늘게 떴다.
“여기는 구룡성이구나.”
그녀가 직접 와 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양옆 벽화는 너무도 익숙했다.
이곳은 전생에 삼황자의 손을 빌려 보았던 것이다.
“구룡성은 사방으로 통하는 지하 밀도로 안에는 정체 모를 무리가 숨어 지낸다 들었다. 아는 자가 드물지.”
심화영은 그를 내려다보며 비웃었다.
“하지만 결국 너는 나를 얕잡아 보았구나.”
그녀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
“이제는 내가 협박할 차례다. 내가 서쪽 길로 가서 너희가 쌓아둔 화약을 들고 남쪽으로 넘어가 네놈들의 아지트를 몽땅 날려버리면 어떠하겠느냐? 혹은 내가 묻는 말에 순순히 대답한다면 우리 사이에 협력의 길이 열릴 수도 있지.”
심화영은 전생에 본 지도의 기억이 정확한지 확신할 수 없었다.
당시 그 지도에는 출입구가 표기되지 않았고 중앙의 구조만 있었으며 곳곳에 위험한 장치가 도사리고 있었다. 이 자가 출구를 말하지 않는다면 그녀가 스스로 빠져나가기는 십중팔구 죽음을 자초하는 길이었다.
생각이 여기 이르자 온몸이 긴장으로 굳어졌고 동시에 깨달았다.
자신이 방금 청유 거리 옆 골목에서 끌려 들어왔다는 것은 곧 그곳에 출구가 있음을 뜻했다. ‘어쩐지 삼황자가 자주 청유 거리를 드나들더니... 바로 이곳에서 무리와 은밀히 접촉하고 있었던 것이군.’
모든 걸 눈치챈 심화영의 가슴은 크게 요동쳤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진 사내 또한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눈을 부릅뜨며 부르짖었다.
“네... 네가 어찌 구룡성을 아는 것이냐! 넌 대체 누구냐!”
“난 네가 아닌 심씨 가문의 아씨가 아니더냐?”
심화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힐끗 바라보았고 그 눈빛 속에는 묘한 기색이 스쳤다.
그러자 사내는 미친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 없다! 반드시 다른 신분이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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