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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방 안의 분위기는 차갑게 가라앉았다. 사방에선 낮게 속삭이는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비록 셋째 아씨가 그리 대단한 인물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친어미가 나서서 딸을 지켜주지 않는 걸 보면 사람이 저 지경까지 될 수도 있다는 게 참 애처롭구나.” 이 말들은 하나하나가 심장을 찌르는 듯했다. 심화영은 가슴이 아프고 몸이 떨렸다. 유씨 부인은 그녀의 친어머니다. 그런데도 앞장서서 그녀가 혼서를 찢었다는 죄를 인정한 것이다. 선황제의 뜻이 담긴 혼서를 찢는 것이 어떤 죄인지 모를 리 없다. 목숨을 내놔야 할 죄다. ‘아니, 어쩌면 어머니는 알고도 그런 걸지도 몰라. 진짜 신경 쓰는 건 송연정 하나뿐이니까.’ 비록 송연정은 지금 매를 맞아 돼지처럼 얼굴이 부었지만 심화영의 머릿속엔 여전히 그녀의 속됨이 묻어나는 얼굴이 떠올랐다. 눈매와 윤곽, 흘끗 웃는 모습까지 유씨 부인과 완벽하게 겹쳐 보였다. 피를 나눈 자식이라 해도 믿을 법했다. 심화영은 목이 메여 간신히 물었다. “어머니, 저는 확실한 답을 듣고 싶어요.” “화영아...” 고윤희는 애잔한 눈빛으로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낮게 부르며 달랬다. 하지만 심화영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유씨 부인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전생의 그녀는 어리석었다. 유씨 부인이 송연정을 감싸는 건 단지 연민이겠거니, 자신은 결국 유씨 부인이 마음 깊이 아끼는 딸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야 확실히 알았다. 유씨 부인의 마음속엔 애초에 자신이란 존재는 없었다는 것을. 지금 그녀가 바라는 건 단 하나, 확실한 대답이었다. 유씨 부인은 거듭된 질문에 흐릿하던 시선을 겨우 모아 그녀의 얼굴로 올렸다. 심화영을 마주 보는 그 눈빛 속엔 뭔가를 떠올린 듯한 희미한 떨림이 있었다. 하지만 그 눈빛이 심화영에게 준 느낌은 생경하고 낯설었다. 마치 늙은 마녀가 어느 날 길가에서 쓸모가 있을 것 같아 주워온 개를 바라보는 듯한 무정한 시선이었다. 유씨 부인은 그 개를 품에 안고 후작 댁으로 와서는 자신이 후작의 딸을 낳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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