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4화
사내는 고개를 돌려 이쪽을 힐끔 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누가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이오!”
방준서는 짧은 한마디를 툭 던지고는 몸을 홱 돌려 이내 자취를 감추었다.
심화영은 멍하니 바라보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꽤나 도도하네.”
잠시 뒤 백세민이 돌아왔다.
“아가씨, 분부하신 일은 이미 마쳤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삼황자 저택과 손 상서 저택에서 사람들이 사방팔방 송연정을 찾고 있었습니다. 우리 명양왕부와 심 대감 댁, 그리고 승상 댁, 세자부, 이황자 저택을 빼고는 거의 모든 가문이 수색을 받고 있습니다.”
백세민은 잠시 머뭇거리다 덧붙였다.
“아마 온성해와 소재인도 함께 찾는 모양입니다. 혹시 저들이 심 대감 댁까지 들이닥치는 건 아닐지 염려됩니다.”
심화영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감히 거기까지 쳐들어온다면 원태영을 평생 버림받은 개 신세로 만들어 줄 것이다.”
심화영이 물었다.
“강인은 깨어났느냐?”
백세민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입니다. 다만 지금 송연정이 왕부에 있으니 불안하여 밀옥으로 옮겨 두었습니다. 전하께서 부재하시고 강구 또한 자리를 비운 터라 내부에 반드시 불순한 자들이 나타날 것이니 경계가 필요합니다.”
심화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놀란 듯 백세민을 바라보았다.
“네 말은... 송연정이 왕부를 배신할 수도 있다는 것이냐?”
백세민은 확답하지 못하면서 울분을 삼켰다.
“사람은 늘 경계해야 합니다. 게다가 장공주조차 종종 원씨 황족 쪽에 서서 전하의 마음을 수없이 저버렸습니다. 전하께서 두 다리마저 잃으신 것이 누구의 방임 탓인지 모르는 것도 아니시면서... 어제저녁에도 폐하께서 부르시니 주저 없이 달려가지 않았습니까?”
심화영의 마음은 쓰라렸으나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
“그들이 어찌 되든 상관없다. 나는 오직 전하만 지킬 것이다.”
장공주의 운명이 아무리 기구하다 한들 그건 심화영과 상관없다.
장공주가 원씨 황실을 택한다면 그 선택만으로도 적이 된 것이다.
심화영은 차가운 숨을 몰아쉬었다.
“좋다. 손씨 가문과 삼황자 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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