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얼른 꺼지지 못할까!”
심철호는 여태 분노를 꾹꾹 참고 있었다. 심화영의 말에 유씨 부인을 보면서 결국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유씨 부인은 이를 빠득 갈았지만 곧이어 송연정과 함께 허둥지둥 나가버렸다.
그는 떠나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다가 심화영을 보았다.
“일부러 저 두 사람을 보내려 한 것이냐?”
심화영이 대답하려던 찰나 저 멀리서 장공주가 옥주와 함께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이미 이쪽 상황을 다 들은 듯 무척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심화영은 태연하게 나서며 예를 갖추었다.
“화영, 장공주 마마를 뵙습니다.”
“흥.”
장공주는 그녀를 위아래 훑어보며 코웃음을 쳤다.
“내가 널 너무 만만하게 본 모양이로구나.”
노골적인 빈정거림이었음에도 심화영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쳤다.
“마마께서 과분한 찬사를 주시니 소녀는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보고 있던 심철호도 다소 어처구니가 없었다. 예전에 그의 딸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사고만 치던 아이였다. 그러나 지난번에 연남산에서 굴러떨어져 죽다 살아난 뒤 철이 들었을 뿐만 아니라 대범해지기도 했다.
그는 얼른 장공주와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나려고 했지만 장공주가 또 한 번 코웃음을 쳤다.
“말은 참 잘하는구나.”
그녀는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옥주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화가 난 것이 아니었나?'
심철호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장공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심화영에게 말했다.
“이제 이쪽은 이 아비가 남아 해결할 터이니 너는 어미와 함께 돌아가거라. 이 아비가 이미 네 큰 오라비를 불렀으니 추월각 쪽 상황을 알아보라 할 것이다. 대관절 자객이 어찌하여 들이닥쳤단 말이냐.”
그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걱정이 섞여 있었다.
“혼서까지 감춰두었으니 그게 누군가의 눈에 띄었을 테지. 만에 하나 백세민이 조금이라도 늦게 왔더라면 정말 큰일 날 뻔하였다. 그러니 반드시 밝혀내야 할 일이란다.”
심화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아버지. 허면 소녀는 명양전하께 인사를 드리고 가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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