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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이 바보야, 내가 말했잖아? 한은찬이 아무리 좋아도 유부남이라고! 대학 다닐 때 한은찬을 위해 목숨을 버리려고 했던 건 더 말하지 않을게. 그런데 왜 지금도 이렇게 고집을 피워?” 한은찬은 할 말이 없었다. 손선미의 말은 한은찬에게 그때 임지영이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잊지 말라고 일깨워주는 것이었다. 한은찬은 너무 부끄러웠다. “엄마, 그만하세요.” 임지영이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찬 씨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제가 원한 일이에요. 은찬 씨는 늘 저한테 잘해주었어요. 잘 돌봐주었고요.” ‘나 대신 변명까지 해주다니.’ 한은찬은 입술을 움찔했다. “그래, 감정 문제는 내가 너 대신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러나 내 딸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건 보고 있을 수가 없어.” 손선미는 더없이 분노하며 말했다. “내가 오유나라고 하는 그 미친년을 만나보았어. 그때 그 여자는 약을 먹고 진정한 후 나한테 직접 말했어. 어제 점심에 송해인이 그 여자를 찾아가서 함께 오늘 일을 계획했다고! 바보 같은 너를 모함하려고 그런 거야! 그런데 너는 달려가서 그 여자를 구하기나 하고 말이야. 한은찬한테서는 오히려 독한 년 취급을 받았잖아.” 한은찬은 이 말을 듣고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충격이 너무 커서 한순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정말 송해인이 계획한 거야? 지영이야말로 억울한 일을 당한 쪽이야?’ 병실 안에서 임지영은 티 나지 않게 문 쪽을 힐끔 쳐다보고는 얼른 시선을 돌렸다. “엄마, 그건 함부로 말하면 안 돼요. 해인 언니는 저한테 그러지 않을 거예요.” “내가 뭘 함부로 말했다고 그래? 여자의 질투심은 아주 무서운 거야. 질투하기 시작하면 무슨 일을 못 하겠어? 그리고 그때 있었던 의사와 간호사들도 다 증명할 수 있어. 믿지 못하겠으면 가서 물어봐!” 손선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쉽게도 오유나는 정신이 온전치 못해서 그 여자가 한 말이 증거가 될 수는 없어...” 한창 말하고 있을 때 뒤에서 병실 문이 열렸다. 늠름한 모습의 한은찬이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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