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남자의 물건은 확실히 괜찮았다.
강채현은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 정신이 몽롱해지고 발걸음은 둥둥 떠 있는 느낌이었으며 눈앞의 풍경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권시아는 그녀가 무슨 환각을 보는지 알 수 없었으나 다만 두 사람의 점점 해이해지는 표정만 보고 추측할 수 있을 뿐이었다.
‘지금이야.’
권시아는 입술을 깨물고 한 번에 왼쪽 손목을 꺾어 버렸다.
입술이 터지며 입안에선 피비린내가 번졌다.
몰려오는 고통에 터져 나오려는 신음 소리를 목구멍 깊숙이 눌러 참아내고 조심스럽게 부러진 왼손을 끈에서 빼냈다.
그 와중에 한시도 두 사람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눈을 감고 손발을 흔들며 환각에 빠져 있었다.
마약이 주는 환각은 오래가지 않았기에 권시아는 서둘러야 했다. 이마에서 굵은 땀이 떨어지고 다리를 끌어당겨 멀쩡한 오른손으로 밧줄을 필사적으로 풀었다.
그리고 한순간에 눈가리개를 벗겼다.
두 사람은 환각에 사로잡혀 중얼거리며 눈을 감은 채 제자리를 못 벗어나고 있었다. 권시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곧장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렇게 창고를 벗어나려던 순간, 초조함에 발을 헛디뎌 넘어지자 그 소리가 크게 울렸다. 이에 얼굴에 흉터가 있는 남자와 강채현은 동시에 눈을 번쩍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빨리 쫓아! 쟤가 도망가면 우리 둘 다 끝이야!”
강채현이 소리쳤다.
둘은 함께 달려들었고 권시아는 넘어지면서부터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주저 없이 산속으로 달려 들어갔다. 다행히 험한 지형 덕분에 겨우 둘을 따돌릴 수 있었다.
강채현이 숨을 헐떡이며 남자에게 다가갔을 때, 그는 이미 사람을 놓친 상태였다.
“쓸모없는 놈!”
그녀는 거칠게 욕을 퍼붓으며 여자 하나도 못 쫓아가냐고 야단쳤다.
그러자 남자는 숨을 몰아쉬며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어쩌라고. 누가 그 끈을 풀 줄 알았겠어? 약 기운에 몸이 약해진 거 너도 알잖아. 못 쫓는 건 어쩔 수 없지.”
강채현은 깊게 숨을 들이쉰 뒤 날카로운 눈빛을 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하나야.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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