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둘은 마주 앉아 말없이 밥을 먹었다.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깊은 밤, 하루 종일 여러 가지 일에 휘말린 끝에 서나빈은 겨우 침대에 몸을 뉘었다.
다음 날, 정신을 차려 보니 10시였다.
부서질 듯한 몸을 이끌고 일어났다. 다행히 얼굴 부기는 제법 빠졌지만 손의 통증은 여전해서 양치만 해도 욱신거렸다.
서나빈은 캐주얼한 옷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
윤시헌은 여전히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다리 위에 베개를 올리고 그 위에 노트북을 놓은 채 안경을 쓰고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가지런히 접힌 이불 한 채가 놓여 있었다.
‘어젯밤 여기서 잤나?’
“좋은 아침이에요.”
서나빈이 인사했다.
“그래.”
윤시헌이 눈을 들어 그녀를 한 번 제대로 보더니 곧바로 시선을 거두었다.
“아래 내려가서 아침 먹자. 먹고 병원에 가서 검사하고, 그다음 혼인 신고하러 갈 거야.”
윤시헌은 고개를 숙인 채 계속 업무를 봤다.
“...네.”
서나빈은 옷자락을 꽉 쥔 채 아래로 내려갔다.
진척이 너무 빨랐다. 윤시헌의 속도에 미처 맞추지 못한 서나빈은 머릿속이 아직도 웅웅 울렸다.
“나빈 씨, 안녕하세요!”
도우미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아침은 따듯한 돼지고기 죽이라 속에 딱 맞았다.
아침을 먹고 1층을 어슬렁거리다 보니, 이제야 그의 집 구조가 눈에 들어왔다.
앞마당은 레트로한 작은 뜰이라 꽃과 풀을 심어 두었고, 뒷마당은 마치 시골 체험하는 집 같은 분위기로 자갈길이 깔려 있었다. 사각 정자 하나, 담장을 반쯤 따라 돌아 만든 인공 연못까지. 묘하게 색다른 멋이 있었다.
서나빈은 조용히 바라보며 별의별 생각을 했다.
[16층 계단을 걸어 올라갔더니 다리가 끊어질 듯하네요.]
심지원이 아침에 보낸 카톡이었다.
[엘리베이터한테 미운털 박혔어요? 엘리베이터가 안 태워 줘요?]
어젯밤 헉헉대며 뛰어들던 그가 떠올랐다.
[타고 싶었죠. 근데 나빈 씨 전화받았을 때 엘리베이터가 위층에 있었어요. 그 시간 사람도 많고 엘리베이터도 방금 올라가 버려서, 대표님이 나빈 씨 다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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