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호텔로 돌아오니 벌써 11시 반이었다.
서나빈이 먼저 샤워를 했고, 끝나자마자 침대에 누웠다. 윤시헌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그녀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첫날과 달리, 오늘의 그녀는 조금 달랐다. 가운데에서 자고 있었고 평소 자면 습관처럼 꼭 쥐던 작은 손이 오늘은 유난히 풀려 있었다.
그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고개를 기울여 그녀의 완벽한 얼굴을 바라보고, 손을 뻗어 이마를 만졌다. 체온은 정상이었다.
윤시헌은 잠들지 않았다. 조용히 침대 곁에 앉아 허리를 약간 말아 베개를 끌어안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금빛 곱슬머리가 아이보리 베개 위에 흩어져, 마치 도자기 인형 같았다.
침대 위에는 베개가 두 개뿐이었다. 하나는 그녀의 머리 아래, 하나는 그녀의 품 안.
윤시헌은 피식 웃으며 계속 보고 싶었지만, 곧 연달아 울리는 휴대폰 진동 소리가 고요를 깨뜨렸다. 낯선 번호가 그녀의 휴대폰을 울리고 있었다.
그가 휴대폰을 들어 확인하자 진동이 멈췄고, 화면에는 부재중 전화 네 통이 떠 있었다. 모두 같은 사람이었다.
그는 머리맡 스탠드를 끄고 플로어 등만 켜둔 채, 그녀의 휴대폰을 들고 발코니로 나갔다. 휴대폰이 다시 진동하자 그는 전화를 받았다.
“나빈아, 일단 끊지 마!”
지형우의 목소리였다.
윤시헌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나빈아, 드디어 전화를 받았네! 미안해, 그날 내가 술에 취했었어! 내가 그렇게 더러운 짓을 할 줄 정말 몰랐어! 벌도 이미 받았어! 나빈아, 나랑 유민정은 이미 끝났어. 너랑 윤시헌이 어떻게 됐든 상관없어. 제발 나를 떠나지 마.”
지형우의 말투는 몹시 비굴했다. 불쌍하고 우스울 만큼...
지금도 그는 병원에 있는 듯했다. 전화 너머로 간호사가 묻는 미세한 소리가 들렸고, 그의 목소리도 약간 떨렸다. 회복은 아직 영 아니었다.
“지형우 씨.”
윤시헌이 입을 열었다.
남자 목소리라는 걸 듣자마자 지형우는 크게 당황했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는지 상처가 터진 듯한 소리와 함께 고통스러운 신음이 섞였다.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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