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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장

중요한 문제이니 만큼 강서현은 고심하다 한참만에야 답했다. “즐거워진 건 맞아, 근데 그건 애들 보니까 기뻐서 그런 거지 차재욱한테 흔들려서 그런 게 아니야.” 임지연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었다. “그럼 됐지, 우린 다 즐겁자고 사는 건데? 돈 때문에 즐거운 사람도 있고 잠자리 때문에 즐거운 사람도 있어, 그게 뭐든 너만 좋으면 돼. 각도를 조금만 틀어봐, 그럼 둘 사이에 크게 고민할 건 없다고. 차재욱 잘생겼지 돈 많지 어느 누가 봐도 설렐 정도잖아, 거기다 너만 보면 껌딱지처럼 달라붙는데. 진지하게 만날 생각 없으면 그냥 잠자리 파트너라고 생각해. 이런 얘기만 나오면 황당해할 필요 없어. 지금 세상에 순수한 사랑이 어디 있냐. 방법을 바꿔봐, 어쩌면 예상보다 빨리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몰라.” 장난기를 쏙 뺀 진지한 말에 강서현이 싱긋 웃어 보였다. “넌 뭐 되게 쿨한 척한다? 그동안 아무도 안 만난 거 보면 아직도 백은우 못 놓은 거면서.” “여기서 백은우가 왜 나와. 마시자, 오늘은 취하기 전에 못 가.” 수다를 떨면 떨수록 주량도 늘어갔다. 어느 순간엔가 둘은 그대로 테이블에 엎어져 잠이 들어버리고 만다. 차재욱은 아이들을 재우고 마당에서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결국 강서현을 보지 못했다. 바로 전화를 거니 웬 중년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아가씨랑 아는 사이에요? 친구 분이랑 술 마시다가 취해서 잠들었는데 와서 데려가세요.” 그 말에 차재욱이 분에 겨워 이를 사리 물었다. 바보 같은 강서현은 그러다 누가 절 데려갈까 무섭지도 않나 보다. 부리나케 운전대를 잡은 그는 음식점에 다다라서야 강서현이 매실주를 마셨다는 걸 알아챘다. 그것도 자그마치 1리터를 말이다. 차재욱이 씩씩대며 강서현의 턱을 붙잡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강서현, 술은 집에서 마시면 될 거야? 굳이 이런 데까지 와서 마셔야겠어? 그러다 무슨 일 생기면 나랑 애들은 어떡해?” 박력 넘치는 모습에 아주머니가 물었다. “그, 근데 누구세요?” 강서현을 번쩍 안아든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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