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하승주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서연아, 정말 날 용서하지 않을 거야?”
심초희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말을 마친 그녀는 하승주의 반응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돌아서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다음 날, 그녀는 최승협과 약속한 대로 음악회에 갔다.
귀가 정상으로 돌아온 이후로 그녀는 각종 소리를 유독 좋아하게 되었다.
자연의 소리, 악기의 선율, 사람들의 말소리...
마침 최승협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함께 음악회를 갈 때마다 새로운 지식을 얻곤 했다.
하승주는 저택 밖에서 밤새도록 서 있었다.
어제 심초희가 했던 말들이 그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서지우와 처음 관계를 맺고 느꼈던 안도감이 이제는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 듯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한 번 더 기회를 얻고 싶었다.
그는 5년 동안의 감정을 심초희가 완전히 놓아버릴 리가 없다고 믿었다.
최승협에게서 연락을 받은 심초희는 마치 신난 아기처럼 노래를 흥얼거리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때 밥을 먹고 있던 지윤희는 그 모습을 보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처음엔 만나지 않겠다더니 이제는 하루라도 안 보면 못 견디는 것 같네. 이 정략결혼, 잘 되는 거 아니야?”
두 사람은 순수한 친구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심초희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엄마, 저희는 친구예요!”
말을 마친 그녀는 달려 나갔다.
오늘 음악회 티켓은 구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리고 최승협이 가장 좋아하는 첼리스트가 공연한다고 했다.
심초희는 문을 나서자마자 한쪽에 가만히 서 있는 하승주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마치 못 본 척하고 최승협에게로 향했다.
최승협은 손에 샌드위치를 들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건넸다.
“엄마가 너한테 갖다주라고 특별히 부탁했어.”
심초희는 받아서 한입 베어 물고 눈을 반짝였다.
“이모 솜씨는 역시 대단해!”
“어서 가자, 음악회 곧 시작해.”
“오늘 누가 공연하는지 아직 안 알려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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