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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아이들은 금방 배워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아이에게 이상한 호칭 가르치지 마세요.” 그 말에 심가연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고 숨이 턱 막히는 듯 온몸이 순간 굳어버렸다. 역시 그랬다. 그는 자신과 아이가 서로를 알아보는 걸 바라지 않았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치는 슬픔을 간신히 눌러가며 심가연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만약 그가, 딸 유이까지도 자신의 핏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순간부터 그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유이를 그녀 곁에서 빼앗아 갈 것이다. ‘안 돼. 이 사실만큼은 절대로 들켜선 안 돼.’ “작은 도련님, 이제 죽 드실 시간이네요. 제가 준비하겠습니다.” 감정을 완벽히 지운 얼굴로 그녀는 얕게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조용히 방을 나섰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구진성의 마음속엔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이 뒤엉켜 올라왔다. 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구재호를 안고 조용히 안방으로 향했다. 심가연이 유모로 들어온 뒤, 방 안에는 하나둘씩 유아용 장난감이 늘어났다. 구진성은 아이의 옷을 갈아입혀 주고 장난감들 사이에 앉혀 자유롭게 놀게 했다. 그때,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화면을 확인한 그는 미세하게 눈썹을 찌푸렸다. “진성아, 모레 생일잔치 때 도은아 데리고 본가로 같이 오너라.”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구병호의 목소리는 노쇠했지만 여전히 단호하고 위압감이 있었다. 구진성이 대답을 꺼내기도 전에 노인은 목소리를 한층 더 낮고 강하게 이어갔다. “나는 이번 잔치에서 너희 약혼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생각이다.” 그 말에 구진성의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지만 그는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했다. “할아버지, 도씨 가문과의 혼사는 조금 더 시간을...” “그런 소리 말아라!” 구병호는 단칼에 말을 끊었다. “약혼 미룬 지 벌써 2년이야. 그때 바로 결혼했으면 지금쯤 애가 돌잔치 했겠구먼. 하루 종일 어디서 굴러온지도 모를 고아 하나 끌어안고 그 귀한 시간 다 써가며 키울 시간은 있고?” 그는 여전히 구재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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