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흥!”
방지영이 목소리를 높였다.
“돈 때문에 왔다는 게 말이 돼? 심가연 씨, 주 집사 말로는 정원에 있을 때 몇 번이나 우리 진성을 꼬드기려 했다던데... 거짓말하는 건 누구야? 심가연 씨야, 아니면 주 집사야?”
심가연은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그건 분명 오해예요. 저와 구진성 씨 사이는 깨끗합니다.”
“깨끗한지 어떤지는 본인 입으로 말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얼마나 잘났길래 은아랑 남자를 두고 겨루려 드는지 내가 직접 봐야겠네.”
방지영의 눈빛이 싸늘하게 번쩍였다. 이어 주민아를 향해 날카롭게 외쳤다.
“어서 마스크 벗겨!”
주민아는 잠시 구병호를 올려다봤다. 어르신이 막지 않자 비뚤어진 웃음을 띠며 다가왔다.
“심가연 씨, 협조하시죠.”
그의 손이 이미 그녀의 얼굴로 뻗어 갔다.
심가연은 놀라 뒤로 물러나다 꽃 장식을 건드렸고, 순간 아이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끝났어... 이번엔 정말 끝났어.’
정체가 드러나면 구재호만 곤란해지는 게 아니다. 유이의 존재까지 세상에 알려진다. 그렇게 되면 지난 2년간 준비해 온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된다.
목이 바짝 타들었고 심장은 터질 듯 뛰었다. 주민아의 손끝이 마스크 끈에 닿으려는 찰나...
“그만둬.”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실내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모두가 움찔하며 동작을 멈췄다.
심가연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고개를 돌리는 순간, 피가 싸늘하게 식어 내렸다. 구진성 곁에 도은아가 서 있었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그녀는 그의 손을 꼭 잡고 있었고, 두 사람은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한 쌍 같았다.
구진성은 도은아의 손을 놓지 않은 채 그녀를 이끌고 곧장 구병호 앞까지 걸어가더니, 태연히 심가연을 뒤로 감췄다.
“할아버지,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진성아!”
방지영이 날카롭게 외쳤다.
“잘 왔다. 좀 봐! 집에 들인 가정부라는 게 마스크 하나 벗는 것도 질질 끌고... 속을 알 수가 있어야지!”
구진성은 곁눈질로 그녀를 흘겨보았다. 싸늘한 눈빛에 방지영은 본능적으로 구병호 뒤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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