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화려한 말도 허황한 약속도 없었다.
오직 가장 직설적이고 ‘박지훈’다운 고백이었지만 그 어떤 달콤한 말보다 정다은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녀는 눈앞의 이 남자, 자신의 모든 것을 포용하고 무한한 자유를 주는 박지훈을 바라보며 눈가가 조금 뜨거워졌다.
얼굴에는 더할 나위 없이 찬란하고 행복한 미소가 만개했다.
그녀는 손을 뻗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고 맑고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좋아요! 결혼해요!”
박지훈은 1초간 멍하니 서 있다가 곧 기쁨에 차 벌떡 일어났다.
그는 서툰 손으로 반지를 그녀의 약지에 끼웠다.
사이즈가 딱 맞았다.
그는 그녀를 번쩍 안아 들어 그 자리에서 몇 바퀴를 빙글 돌며 마치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을 얻은 아이처럼 흥분했다.
“야호! 드디어 장가간다!”
그는 라벤더 꽃밭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메아리가 황혼 속으로 퍼져나갔다.
정다은은 그의 목을 감싸 안고 웃다가 눈물이 흘렀다.
저녁노을의 여광은 서로를 껴안은 두 사람에게 따뜻한 황금빛을 드리웠고, 그 모습은 영원한 유화처럼 아름다웠다.
결혼식 장소는 지중해의 한적한 섬으로 정해졌다.
어떠한 언론 매체도 초대하지 않았고, 참석한 이들은 박지훈의 진정한 친한 친구들과 정다은이 초대하고 싶은 소수의 지인이었다.
결혼식 스타일은 극도로 로맨틱하고 자유로웠으며, 당시의 구속과 음모로 가득했던 결혼식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신부 정다은은 전통적인 복잡한 웨딩드레스를 입지 않고, 간결하고 우아하면서도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흰색 새틴 머메이드 드레스를 선택했다.
머리는 느슨하게 올리고, 신선한 백합으로 엮은 화환을 착용하여 청초하고 속세를 벗어난 듯한 아름다움을 뽐냈다.
그녀는 자신감 넘치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신랑 박지훈은 드물게 제대로 된 흰색 예복을 입었지만, 여전히 그의 능글맞은 멋을 숨길 수 없었다.
정다은을 바라보는 눈빛은 물이 떨어질 듯 부드러웠다.
의식은 바다를 향한 꽃 아치 아래에서 거행되었다.
복잡한 절차도, 틀에 박힌 서약도 없었다.
“동의하십니까?”
신부가 정다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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