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화
어릴 적, 그는 한 번도 소은의 몸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소은의 몸에 특별한 태생의 표식이 있다고 믿은 건, 바로 강영희가 해준 말 때문이었다.
혹시 강영희가 잘못 기억한 건 아닐까 의심도 했었다.
어쩌면 표식이 없는 임다영이 정말로 자신의 여동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육민우는 마지막 한 줄기 희망을 붙잡고 있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분명히 있어.”
강영희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더니 시선은 불안한 듯 한곳에 머무르지 못했다.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도 소은의 사진을 여럿 남기셨잖아? 아기였을 때부터 태생의 표식은 또렷했어. 그걸 단서로 찾으면 반드시 찾을 수 있지.”
육민우는 그 말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 기대마저 산산이 부서졌기 때문에.
‘그래, 맞아. 분명 어릴 적에 있었던 표식이 어떻게 자라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겠어.’
그렇다.
아무리 임다영이 익숙하고 어린 시절의 소은과 닮아 있다고 해도 그녀가 여동생일 리는 없었다.
강영희는 아무 대답도 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으로는 은근히 의기양양해했다.
맞다.
그 표식은 너무나 눈에 띄는 흔적이었고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강영희가 아이를 팔아넘기던 날, 일부러 사람을 시켜 표식을 지워버렸다.
더구나 그 아이는 진즉에 비참하게 죽었을 터.
설령 기적처럼 살아남아 눈앞에 선다 해도 표식 없는 이상 결코 육민우가 알아볼 수는 없을 것이다.
육씨 가문의 차가 연씨 저택을 벗어나 멀어져갔다.
한편, 임다영은 불빛을 따라가다 마침내 사람들로 붐비는 곳에 다다랐다.
그제야 안도한 그녀는 누군가에게 길이라도 물어볼 생각에 다가갔지만 곧 보디가드들에게 길목이 가로막혔다.
그들은 거친 손길로 그녀를 억지로 끌어냈다.
“감히 연씨 가문에 무단 침입해? 죽고 싶나!”
방금 전까지만 해도 희망이 피어나던 마음은 순식간에 짓밟힌 임다영은 필사적으로 외쳤다.
“저... 저 무단 침입한 거 아니에요! 연 대표님이 직접 데리고 들어오신 사람이에요. 제 이름은 임다영이에요”
“연 대표님이 데리고 왔다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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