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화
연시윤은 완벽히 차려입은 슈트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모두를 내려다보는 제왕 같았다.
연시윤이 등장하는 순간, 현장에 있던 모든 이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수십 개의 플래시가 쏟아져도 연시윤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차 안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 장면에 기자들의 흥분은 더더욱 치솟았다.
“세상에... 차 안에 아직 누가 있는 거야?”
“설마 소문이 사실이었어? 결혼 발표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는 거야?”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마침내 백유리가 차에서 내렸다.
수줍게 연시윤의 팔을 끼고 선명한 흰색 드레스를 입은 백유리는 꼭 신부처럼 연시윤의 곁에 서 있었다.
그 순간, 지금껏 떠돌던 연씨 가문의 안주인은 다른 사람이라는 소문은 단숨에 사라졌다.
연시윤 곁에 설 수 있는 단 한 사람은 바로 백유리라는 사실이 확정된 것이다.
임다영은 눈앞에서 번쩍이는 카메라 불빛 속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굳건하고 잘생긴 연시윤과 그에게 기대어 여린 새처럼 의지하는 백유리였다.
“역시 두 사람은 잘 어울리네.”
“드디어 오랜 기다림 끝에 결실을 보는구나...”
기자들은 앞다투어 축하 인사를 쏟아냈다.
백유리는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그 모습에는 조금의 거짓도 묻어나지 않았다.
임다영은 씁쓸함을 삼켰다.
비록 백유리일지라도 그녀는 적어도 사랑받고 아껴주는 연시윤을 곁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난... 아마도 타고난 운명이 이런 거겠지.’
한평생 함께할 사람과의 꿈은 이룰 수 없었다. 이제 남은 유일한 바람은 뱃속의 아이를 지켜내는 것뿐이었다.
임다영은 더는 이 자리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혹여 두 사람의 좋은 날을 방해하는 눈엣가시가 될까 두려웠다.
몸을 돌려 어렵게 사람들 틈을 빠져나가려 했으나 주변의 시선은 차가웠다.
“뭐야, 이런 순간에 왜 치고 들어와?”
“내 사진 망치면 기사 마감 어쩔 거야? 책임질 수 있어?”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임다영은 배를 감싸 쥔 채 사과하며 겨우 인파 속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출구에 다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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