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8화

한 시간 전, 임다영은 이미 퇴근 시간이 다 되었고 청소를 하고 있는데 매니저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배달 주문이 하나 있는데 다영 씨가 갔다 와요.” “배달이요? 저 혼자요? 이미 많이 늦은 시간이에요...” 임다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가리켰다. “맞아요. 다영 씨가 갔다 와요.” 매니저는 고개를 끄덕였다. “월광 클럽이에요. 얼른 다녀와요.”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배달을 가기로 했다. 시간이 많이 늦었지만 임다영은 오토바이를 몰고 월광 클럽으로 향했다. “조건욱 씨의 룸은 어느 쪽인가요?” 클럽의 사람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배달원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3층 308호예요.” “감사합니다.” 308호를 찾은 그녀는 문을 열었다. 방 안에는 귀청이 터질 듯한 음악이 가득했고 술병들이 바닥에 널려 있었다. 임다영이 나타나자 안에 있던 사람들이 환호를 질렀다. “배달왔습니다.” “배고파 죽는 줄 알았어요. 도련님, 이따가 직접 먹여줘야 해요.” 조건욱은 소파에 앉아 있었고 섹시한 여자가 그에게 열정적으로 매달리고 있었다. “알았어.” 조건욱은 피식 웃다가 갑자기 임다영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그가 조롱이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아가씨, 예쁘게 생겼네. 한잔할래?” 임다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다른 곳에 배달을 가야 해서요. 그럼 이만...” “술 한 잔 마시는 것 가지고. 튕기기는?” 조건욱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 옆에 있던 여자도 임다영을 가리키며 한 소리 했다. “도련님께서 좋은 마음에 술 한잔 마시라고 한 건데. 무슨 핑계를 대?”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던 임다영은 그가 건네준 위스키를 단번에 들이켰다 . 위스키는 도수가 높았고 임다영은 여태껏 이렇게 독한 술을 마신 적이 없었다. 그녀는 미친 듯이 기침을 했고 얼굴이 새빨개졌다. 조건욱은 여자를 끌어안고 깔깔 웃어댔다. “됐어. 이 40만 원은 팁이라고 생각해. 꺼져.” 정신이 혼미해진 임다영은 40만 원을 집어 주머니에 넣고 서둘러 룸을 떠났다. 그러나 그녀는 누군가가 이미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안 대표, 임다영은 바로 저기 있어.] 안중식은 멀지 않은 곳에서 임다영의 모습을 보고 들뜬 표정을 지었다. 익명의 문자를 받은 안중식은 깜짝 놀랄 일이 뭔지 궁금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임다영 이 천한 계집애일 줄은 몰랐다. 며칠 전, 임씨 가문에서는 갑자기 임다영을 팔지 않겠다고 번복했다. 2억을 더 주겠다고 해도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치밀어 오른 화를 풀 데가 없었는데 이 천한 계집애가 이리 쉽게 손에 들어올 줄은 몰랐다. “넌 이제 죽었어” 안중식은 한껏 흥분된 표정을 지으며 악랄하게 입을 열었다. 그는 부하들을 시켜 무방비 상태인 임다영을 붙잡아갔다. 호텔로 이동하기 위해 그녀를 차에 태웠다. 호텔방, 임다영은 꽁꽁 묶인 채로 구석에 버려져 있었다. 찬물을 쏟자 그녀의 속눈썹이 떨리더니 천천히 눈을 떴다. “이제 깼어?” 눈을 뜨는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려움 때문인지 아니면 차가움 때문인지 그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임다영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당신!”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빛에 공포가 가득했다. “왜 날 잡아 온 거예요?” “임씨 가문에서 널 빼내 가면 내가 가만있을 줄 알았어?” 안중식은 악랄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선택한 여자는 절대 내 손을 빠져나갈 수 없어. 오늘 밤, 넌 결국 내 여자가 되고 말 거야.” 자신이 그렇게 많은 고생을 하고도 결국은 이 변태 같은 늙은 남자의 손에 떨어지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였다. 그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지만 여전히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있었다. “나한테 돈이 있어요. 돈을 원한다면 날 놓아줘요. 원하는 대로 다 줄게요.” 그러나 안중식은 전혀 듣지 않고 손을 흔들었다. “먹여.” 부하의 손에는 분홍색 물 한 그릇이 있었다. 그게 좋은 물건이 아니라는 건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오지 마.” 아무리 발버둥 쳐도 도망갈 곳이 없었다. “난 연시윤의 여자예요. 당신이 날 이렇게 대하는 걸 연시윤이 알게 된다면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연시윤? 하하하. 너 같은 계집애가, 호텔 종업원의 옷까지 입고 있는 네가 연 대표의 여자라고? 연 대표 같은 사람이 너 같은 계집애를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없잖아.” 임다영은 강제로 정체불명의 액체를 한 그릇을 마시게 되었고 필사적으로 토하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토할 수 없었다. 안중식은 옹졸하게 손을 비비며 입을 열었다. “얼른 카메라 켜. 이 부분 잘 녹화해. 임다영, 10분만 더 지나면 넌 이제 끝장이야. 얘들아, 오늘 밤은 다들 즐겁게 놀아.” 주변의 부하들도 덩달아 징그러운 눈빛으로 임다영을 훑고 있었다. “역시 안 대표님이십니다. 계집애가 보기만 해도 독하네요. 약 효과가 나타나면 분명 재미있을 겁니다.” “이게 다 이 계집애가 자초한 일이죠. 감히 안 대표님을 화나게 하다니. 죽기보다 더한 고통을 느끼게 해줄 겁니다.” 안중식 같은 변태의 손에 들어갔으니 자신은 끝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결코 이 짐승들이 성공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귀신이 되어서도 당신들 가만두지 않을 거야.” 임다영은 절망적인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그녀는 멀지 않은 곳 날카로운 책상 모서리를 보고는 망설임 없이 머리를 부딪혔다.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