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수화기 너머로 듣고 있는 사람은 두식이라고 여러 수배 전단에 이름을 올린 유명한 흉악 범이었다. 수법이 잔인하기로 소문난 그는 돈만 주면 뭐든지 다 했다. 이렇게 큰 거래를 마다할 리 없는 두식이는 사악하게 웃으며 음침한 말투로 물었다.
“백유리 씨는 연씨 가문 안주인이 될 사람이라 그런가, 통이 크네? 사람 목숨 하나야 쉽지.”
“다행이네요. 좋은 소식 기다릴게요.”
전화를 끊고 기분이 좋아진 백유리는 임다영이 죽었다는 소식을 하루라도 빨리 받기를 바랐다.
화장실을 나서던 백유리는 갑자기 앞에 나타난 연시윤의 그림자에 화들짝 놀랐다.
“급한 회의 있다고 먼저 가지 않았어요? 왜 여기 있어요?”
백유리는 안에서 나눈 통화를 연시윤이 들었으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연시윤의 표정에서는 이상한 구석을 조금도 찾을 수 없었다.
“급하진 않아. 너 데려다주고 가려고.”
마음이 달콤해진 백유리는 임다영의 자리를 꿰찬 게 신의 한 수라고 생각했다. 예전 같으면 연시윤은 일부러 백유리와 거리를 뒀겠지만 연씨 가문 안주인 자리를 약속한 뒤로 백유리의 체면을 매우 섬세하게 챙겼다.
연시윤의 팔짱을 끼고 병원을 나선 백유리의 시야에 임다영이 한 슈퍼카 앞에 서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도어를 열고 운전석에 앉은 남자는 다름 아닌 육민우였다.
“시윤 오빠, 저기 좀 봐봐요. 임다영 씨 육민우 씨와 사이가 남다르네요.”
백유리가 무심한 듯 내뱉은 말에 연시윤의 눈동자는 역겨움으로 가득 찼다.
“저런 여자는 돈밖에 몰라. 돈이라면 무슨 짓이든 할 여자야. 소찬호를 다시 붙여줄 테니까 저런 여자에게 당하지 않게 조심해.”
“알겠어요. 오빠 말 들을게요.”
백유리가 차가운 눈빛으로 임다영을 쏘아봤다.
‘육민우와도 사이가 남달라 보이네. 여우 같은 년. 도대체 얼마나 많은 남자에게 꼬리를 친 거야.’
질투에 사로잡힌 백유리는 연시윤의 차를 타고 별장으로 들어가자마자 어디론가 또 전화했다.
“조건 하나 더 보탤게요. 이 여자가 죽는 걸 내 눈으로 봐야겠어요. 남자에게 꼬리를 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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