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화
“고씨 가문의 귀한 손자분 백일잔치이니 분명 집에 가정의가 있겠죠? 사모님께서 임신한 상태로 방금 넘어졌는데 배 속의 아이가 무사한지 의사 선생님이 봐줬으면 좋겠어요.”
그 말에 송가빈을 바라보는 고서아의 눈빛도 사뭇 달라졌다.
“하긴, 힘들게 병원으로 가는 것보다 우선 여기서 의사 선생님이 살펴보는 게 낫겠네요.”
고진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서아야, 네가 가서 의사 불러와.”
“네, 금방 다녀올게요.”
송가빈이 슬쩍 임수연을 쳐다보니 그녀의 낯빛이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송가빈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 우리 둘 중에 누가 부딪힌 건지는 나중에 따지고 지금은 아이가 무사한 게 우선이죠. 안 그래요?”
임수연의 얼굴이 한층 더 창백해지더니 손으로 배를 감싸며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괜히 할아버지 귀찮게 할 것 없어. 임수연은 멀쩡한 것 같으니까 굳이 사람까지 부를 필요는...”
송가빈은 즉시 말했다.
“박동진 씨, 그쪽 아내 배 속에 있는 아이는 당신의 첫 아이예요. 그래도 우선 의사 선생님이 봐주는 게 마음 편하지 않겠어요?”
박동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가빈아, 아니란 걸 알면서...”
아내가 아니란 걸 알면서 일부러 마음 아파하라고 말끝마다 그의 아내라고 하는 것 같았다.
송가빈이 곧바로 대꾸했다.
“박 대표님은 사모님께서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건가요?”
피식 웃음이 났다.
“서두를 것 없어요. 우선 의사 선생님이 살펴본 후에 고의인지 아닌지 따져보죠.”
곧 고서아가 가정의와 함께 나타났다.
“사모님, 이분은 한의학도 전공하셨으니까 우선 맥을 짚어봐요.”
말하며 고서아는 의자를 가져다 임수연이 앉도록 했다.
임수연은 망설이며 말했다.
“저는 괜찮아요. 동진이 말처럼 번거롭게 그럴 필요 없어요.”
“번거롭지 않아요. 동진이도 할아버지가 어릴 적부터 봐서 동진이 아이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해요. 사모님, 얼른 앉아요.”
임수연이 또다시 박동진의 소매를 끌어당기는데 그가 홱 팔을 빼냈다.
“다들 이렇게 걱정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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