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양유정이 도착했을 때, 그녀는 거의 무장 수준이었다.
모자, 안경, 마스크를 착용한 것도 모자라 양유정은 머리카락까지 죄다 말아 넣어 모자 속에 숨겨 단서 하나 없이 완벽하게 얼굴을 감췄다.
양유정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주변을 살피며 의심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왜 밖에 있는 두 여자가 자꾸 날 빤히 쳐다보는 느낌이지?”
송가빈은 조용히 양유정에게 차 한 잔을 따라주며 말했다.
“그 둘은 파파라치 아니야. 안심해.”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그 둘은 날 감시하러 온 사람이거든.”
양유정은 그 말을 듣자 그제야 마음이 풀린 듯, 머리 위에서부터 얼굴 전체를 덮고 있던 모든 걸 벗어내고는 자리에 털썩 앉아 찻잔을 단숨에 비웠다.
“진짜 짜증 나. 하루 종일 왜 그렇게 따라다니는 거야? 내가 연애하는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따라오는지 모르겠어.”
그러자 송가빈이 부드럽게 위로했다.
“네가 너무 잘나가니까 그렇지. 파파라치 입장에선 너 하나 제대로 건지면 실검 순위 직행이잖아.”
양유정은 한숨을 푹 내쉬며 울상을 지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연예인 같은 거 안 했지. 요즘은 하루하루가 지뢰밭이야...”
“근데 넌 구릴 것도 없잖아. 뭐가 무서워?”
이 말이 나오자 두 사람 사이에 갑자기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7년 전, 그날 밤의 기억은 둘만 아는 비밀이자 두 사람의 악몽이기도 했다.
양유정은 송가빈의 손을 꼭 잡고 진심을 가득 담아 말했다.
“가빈아,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송가빈은 가볍게 웃어넘겼다.
“고맙긴 뭐가.”
“그날 밤, 너랑 오 교수님이 제때 안 왔으면 난 아마... 진짜 거기서 죽었을 거야.”
양유정은 어릴 적부터 예뻤는데 딱 눈에 띄게 화려하고 강렬한 미모였다.
반면 송가빈은 좀 더 단아하고 부드러운 인상이었다.
둘 다 아름답긴 했지만 시선을 더 끄는 건 역시 양유정 쪽이었다.
문제는 대학 시절, 양유정이 너무 유명했단 데 있었다.
양유정은 교내 대표 미녀였고 노래나 연극 같은 행사도 빠짐없이 나가서 늘 1등을 차지했다.
덕분에 일찌감치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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