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화
지나가던 간호사가 걸음을 멈추며 물었다.
“뭐가 따뜻해요?”
운전기사는 코를 훌쩍이며 어색하게 웃고는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며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그러자 간호사가 송가빈을 바라봤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대표님이 배고플까 봐 따뜻한 거 뭐 좀 사다 드리려고요.”
간호사는 고개를 저었다.
“잠시 후에 정말 수술을 해야 한다면 음식을 드실 수 없어요. 그런데 가족은 오셨나요?”
송가빈은 순간 난감해졌다.
서경시에서 그의 가족이라면 정찬혁이 유일했다. 그런데 그마저 올 수 없다면 서명은 누가 해야 한단 말인가?
그때 운전기사가 불쑥 송가빈을 가리키며 말했다.
“수술 동의서는 이분이 서명하시면 돼요.”
간호사도 놀란 표정이었다.
“부하 직원 아니세요? 병원 규정상 반드시 가족이어야 해요.”
“아가씨가 수줍음이 많아서 인정하지 않을 뿐이지, 사실은 가족이에요.”
송가빈은 할 말을 잃었다.
운전기사가 그녀의 귓가에 나직하게 속삭였다.
“송가빈 씨,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잠시 후에 정 대표님을 위해 서명해 줄 사람이 정말 없어요. 치료가 늦어지면 어떡합니까? 사람 목숨 하나 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잖아요. 조금만 참으세요.”
‘조금만 참으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조금 전 ‘따뜻할 때 하라’는 말 못지않게 황당했다.
참 별난 운전기사였다.
간호사는 송가빈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다시 물었다.
“정말 가족이 맞나요?”
“아직 결혼은 안 했어요.”
“아, 여자 친구시군요?”
간호사가 못마땅한 듯 말했다.
“그런데 참 침착하시네요. 남자 친구가 쓰러져 있는데도 이렇게 여유가 있다니. 회사에 사내 연애 금지 규정이라도 있나 봐요?”
송가빈은 어색하게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그럼 제가 수술 동의서에 서명할 수 있는 거죠?”
간호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 친구라면 가능합니다. 다만 직계 가족에게도 알려주는 게 좋을 거예요.”
“제가...”
운전기사가 곧장 끼어들었다.
“아까 친형에게 연락했는데, 송가빈 씨에게 서명하라고 하셨어요.”
송가빈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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