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박동진은 송가빈의 손을 잡고 여자 옷 매장으로 직행했다.
박동진은 속에 불이라도 난 듯, 눈에 들어오는 옷은 전부 한 벌씩 골라 송가빈의 사이즈에 맞춰 포장하라고 직원에게 지시했다.
옷을 포장하려던 직원이 조심스럽게 여쭸다.
“한번 입어보시고 결정하셔도 돼요.”
하지만 박동진은 단칼에 잘랐다.
“입어볼 시간 없어요. 사서 안 어울리면 그냥 기부할 겁니다.”
그 말에 직원도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조용히 포장을 시작했다.
쇼핑백을 가득 들고 집에 돌아오니 집 앞에 낯익은 차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그 차를 본 박동진의 표정이 순간 살짝 굳어졌다.
거실로 들어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박동진의 부모님이 와 있었다.
유 아주머니가 이미 차를 내놓았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처음도 아니었기에 송가빈은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역시나 박동진의 아빠 박재명이 먼저 입을 열었다.
“왜 이제야 들어와?”
박동진은 송가빈의 손을 꼭 잡고 그녀를 뒤에 감췄다.
“가빈이랑 옷 사러 다녀왔어요. 근데 여긴 어쩐 일이세요?”
쿵!
박재명이 테이블을 세게 내리쳤다.
“내가 안 왔으면 내 귀한 손자가 없어질 뻔했잖아!”
박동진은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손자라뇨?”
송가빈은 아이를 별로 갖고 싶어 하지 않았다.
아니, 최소한 이렇게 빨리 갖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시부모는 박동진에게 엄청난 압박을 주고 있었고 열흘이나 보름 간격으로 한 번씩 집에 찾아와 눈치를 줬다.
박동진은 다시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저랑 가빈이 아직 젊잖아요. 일단 몇 년만 둘이서 혼인 생활을 즐기다가 천천히 아이를 갖는 게 어떨까 싶어서요...”
“너희는 천천히 해도 되지만 애는 못 기다려.”
박재명은 테이블 위에 있던 종이 한 장을 집어 박동진 앞에 던졌다.
“직접 봐!”
박동진이 종이를 주워 보니 그것은 검진 결과표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산부인과 임신 확인서였다.
검진 결과에는 임신 4주인 태아가 생존 중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리고 검진 결과에 임수연이란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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