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화
“네.”
서다인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인연이 다한 거겠지. 하지만 어젯밤 박동진 모습을 보니 순순히 이혼해 줄 것 같진 않더라.”
송가빈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이혼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설득할 방법이라도 있는 거야?”
“그 사람이 동의하든 안 하든 상관없어요. 시간이 다 되면 절차를 밟으면 되니까요.”
서다인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물었다.
“숙려 기간이 얼마나 남았지?”
“보름도 안 남았어요.”
“그렇다면 그 보름 동안 박동진이 너를 찾지 못하게 하면 되는 거네?”
송가빈은 ‘이 세상에 박동진이 찾지 못할 곳이 어디 있겠어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순간 멈칫했다.
서경까지 도망쳤는데도 그는 주저 없이 달려와 그녀를 가로막을 정도였다.
그때 서다인의 붉은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내가 방법을 알려줄게.”
그 방법은 송가빈을 자기 집으로 데려가는 것이었다.
그곳은 유럽풍이 물씬 풍기는 웅장한 대저택이었다.
“보름 동안 여기서 지내. 대문에는 군부대 경비병들이 밤낮으로 지키고 있어서 아무리 박동진이라도 들어올 수 없을 거야.”
차를 타고 들어올 때 송가빈은 실제로 대문 밖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군인들을 보았다.
예전에 정찬수가 서다인의 집안에 군부대 배경이 있다고 했던 말이 떠올라 마음이 한결 놓였다.
박동진이 아무리 권세가 있다고 해도 그는 어디까지나 사업가일 뿐이었다.
여기는 서경이었고 군부대 경비병이 지키는 곳을 함부로 건드릴 수는 없었다.
서다인은 그녀를 대저택 맨 뒤쪽에 있는 별장으로 데리고 가 도우미들에게 방을 정리하고 청소하라고 지시했다.
열댓 명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송가빈은 점점 더 미안해졌다.
“일단 이렇게 해두고 나중에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 사람을 시켜 마련해 놓을게.”
송가빈은 황급히 손을 저었다.
그녀는 보름 남짓 머무를 뿐인데도 이미 서다인에게 충분히 폐를 끼치고 있다고 느껴 더 이상 무엇을 요구할 엄두도 내지 않았다.
서다인은 안심시키듯 부드럽게 웃었다.
“편하게 지내. 내가 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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