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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정찬수는 한참 동안 휴대폰 화면만 뚫어져라 바라봤다. 하지만 그녀가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혹시 잘못 보낸 거 아니야?] 혹시 서다인이 내일 뭐 먹고 싶은지 물었고 그녀가 돼지고기는 안 먹는다고 답한 건 아닐까? [아니에요.] [???] [정말 머리가 멀쩡한 거 맞아요?] 이건 ‘그것도 이해 못 하냐’는 뜻이었다. 예전에는 센스와 유연한 사고로 그녀가 한마디 하면 열 마디로 받아치던 독설가 정 변호사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었다. 정찬수는 어리둥절한 채로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몇 마디 안 되는 대화를 다시 훑어봤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지금 나를 놀리는 건가?’ 자신이 신랄하게 놀림당하고 있다는 것을 그때서야 눈치챘다. [몸으로 갚겠다는 건, 몸에 붙은 살로 갚겠다는 게 아니잖아.] [그럼 자기가 돼지라는 사실은 인정하는 건가요?] [송 팀장님, 대표한테 그렇게 말했다가 해고당할 수도 있다는 거 알아요?] [그러실 수 있겠어요?] 정찬수는 예전처럼 그녀의 장단에 맞춰 몇 마디 주고받으려 했지만 송가빈이 보낸 문자가 그의 CPU를 완전히 과열시켰다. ‘이건 무슨 의미로 한 말일까?’ 혹시 외할아버지가 무슨 말을 해서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전부 알아버린 건 아닐까? 심장이 다시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못해.] [그것 봐요. 저도 없고 레베카 씨도 시훈시에 있는데, 누가 대표님 술친구 해줘요?] [...] [줄임표는 무슨 뜻이에요?] 별 뜻 없었다. 그저 순간 말문이 막힌 것뿐이었다. 속전속결은 완전히 물 건너간 것 같았다. 송가빈은 여전히 그런 쪽으로 생각하지 않는 듯했고 그 역시 강제로 밀어붙일 수는 없었다. 마음이 있어도 지금은 물리적인 거리가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문득 박동진이 조금 밉게 느껴졌다. ‘하필이면 머리를 때려서.’ 어제 어지러운 척하며 잠깐 그녀의 어깨에 기대었던 것 말고는 오늘은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정찬수는 씁쓸한 마음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꽃가지 다 다듬었어?] [아직이요.] [그만하고 일찍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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