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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정 대표님, 괜히 민폐 끼치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당근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9.1점이에요! 대단한데요, 가빈 씨!” 송가빈은 귀를 의심했다. ‘내가 9.1점을 쐈다고?’ ‘아까 정찬수가 도와줬을 때보다 0.1점이나 더 높게 나왔다는 거야?’ ‘이게 말이 돼?’ 우현석이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사격 운이 좋은 게 아닐까?” 그러자 당근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바로 쏘아붙였다. “사격장 주인이라는 사람이, 총 처음 잡아본 아가씨한테도 밀리면 어떡해? 변명할 걸 해야지!” 우현석이 발끈했다. “가빈 씨, 한 번만 더 쏴봐요!” 그는 새로운 과녁을 꺼내 일부러 옆으로 조금 더 옮겨 세웠다. “이번엔 이걸로 해봅시다.” 송가빈은 고개를 돌려 정찬수를 바라보았다. 그는 웃음을 머금은 채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해보자.” 크게 숨을 고른 송가빈은 다시 자세와 각도를 바로잡았다. 모든 감각이 모두 맞아떨어지는 순간, 방아쇠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탕!” 총성이 울리자, 우현석이 가장 먼저 과녁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 뒤를 당근이 바짝 쫓아갔다. “우와, 9.2점이에요!” 당근은 배를 부여잡고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현석아, 이젠 인정 좀 해라. 가빈 씨는 그냥 천재인 것 같다. 괜히 찬수가 몇 년 동안 못 잊은 이유가 있었네. 역시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어.” 우현석은 분한 듯 이를 갈았다. “야, 넌 매일 꼴찌나 하는 주제에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나도 내가 못 하는 것쯤은 잘 알지.” 당근은 두 손을 휙 펼쳐 보이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송가빈도 은근슬쩍 기분이 좋아졌다. ‘사격은 한 번도 못 해봤는데, 나 진짜 소질이 있는 걸까?’ “이렇게 하지.” 우현석이 입을 열었다. “한 번만 더 해보자. 이번에도 9점 이상으로 맞히면, 이 사격장 통째로 찬수한테 넘길게.” 그 말에 정찬수가 눈썹을 들썩였다. “아, 이거 좀 미안해지는데.” “그 대신, 가빈 씨가 9점을 못 넘기면, 네가 운영 중인 네 개의 사업체 중에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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