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7화
정찬수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레베카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정 대표님, 일 처리는 다 끝난 건가요?”
“응.”
확답을 들은 레베카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네요. 절차만 끝나면 모든 게 마무리된 거나 다름없어요. 지구 끝까지 쫓아간다고 해도 꼬투리 잡을 만한 건 없겠네요.”
“그래,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로 전화까지 했어?”
잠시 망설이던 레베카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 박 대표가 정 대표님이 호북시로 돌아왔다는 걸 눈치챈 모양이에요. 방금 공항으로 갔거든요? 송 팀장님이랑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정찬수가 송가빈을 바라보며 물었다.
“생각 정리는 끝난 거야?”
송가빈은 젓가락으로 집고 있던 버섯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생각? 무슨 생각이요?”
정찬수는 조금 전에 들었던 레베카의 말을 전해주었다.
“박동진이 지금쯤 호북시로 오고 있을 거야.”
“뭐라고요?”
송가빈이 깜짝 놀라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
“그럼 우린 시간 텀을 두고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죠. 지금 당장 시훈시로 돌아가는 게 어때요?”
그 말에 정찬수가 고개를 저었다.
“시훈시는 당연히 가야지. 우리 일터도 거기 있으니까. 하지만 모든 절차가 다 끝났다고 해서 박동진이 널 쉽게 놓아줄 것 같지는 않아.”
정찬수는 이미 예상해 뒀던 질문이라는 듯 미리 준비된 답을 내놓았다.
“그럼 난 또 15년을 기다려야겠지.”
“...”
“이미 지난 15년도 한 번 버텼는데, 또 한 번을 못 버티겠어?”
“걱정하지 마. 1년 뒤에 네가 원한다면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약속을 지킬 거야. 최악의 경우는 또 기다리면 되는 거니까. 사실 지금 이 상황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 훨씬 달라. 나는 있잖아, 내가 평생 그저 짝사랑만 하면서 바라보다가 끝나버릴 줄 알았어.”
“...”
정찬수는 손목시계를 한 번 확인하더니 다시 말을 꺼냈다.
“박동진이 여기까지 오려면 적어도 두 시간은 걸릴 거야. 그동안 너한테 고민해 볼 시간을 줄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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