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2화
정찬수의 말을 듣고서야 황성일은 비로소 그가 오늘 무엇을 하러 왔는지 깨달았다.
정찬수는 성격이 괴팍하기로 소문이 자자했고 좋은 집안을 두고 변호사가 되겠다며 집을 나섰다.
이제 변호사는커녕 제대로 된 일도 안 하고 여자를 데리고 놀러 다니다니.
결혼하고 나서 정신을 차리고 사업에 집중하려고 찾아온 건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자기 여자한테 실례했다고 따지러 온 거였다.
황성일의 얼굴에 드려졌던 미소가 점점 사그라들었다.
정찬수는 서두르지 않고 여유롭게 시계를 바라보다가 다시 송가빈에게 귤을 건넸다.
“맛있으면 더 먹어요.”
‘분명 네가 먹고 싶은 거잖아!’
송가빈은 조용히 귤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계속 귤만 먹는 건 좀 그렇잖아요. 우리가 시한에 귤이나 훔쳐 먹으러 온 것 같아요.”
정찬수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황 대표님은 우리 외할아버지와 일을 함께했던 분이시니 귤 몇 개 먹었다고 신경 쓸 분이 아니에요. 그렇죠, 황 대표님?”
이건 귤을 뜻하는 게 아니라 분명히 황성일을 경고하는 거다.
정찬수는 천천히 귤을 먹으며 황준서가 오기를 기다릴 것이다. 황성일이 무슨 변명이 하든 소용없다.
황성일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맞아요. 마음껏 드세요. 부족하면 제가 더 구해다 드릴게요.”
“그 마음은 감사해요. 하지만 이대로 기다리는 건 우리 두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는 거 아닐까요?”
황성일의 표정이 완전히 굳었다. 그는 계속 시계를 보며 초조해했다.
정찬수는 해맑게 웃으며 또 귤을 까기 시작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결국 황성일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두 분은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그놈을 불러서 사모님께 사과를 시키겠습니다.”
정찬수가 그의 말을 가로챘다.
“황 대표님, 여기 직원이 이렇게 많은데 누구 한 명 시켜서 부르면 되지 않습니까? 굳이 대표님이 직접 갈 필요까지야 있겠어요? 마침, 전에 외할아버지께서 저와 장기를 두시다가 풀지 못한 장기판이 있었는데 황 대표님이 한 번 봐주시겠어요?”
그는 핸드폰에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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