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1화
박동진은 시선을 들어 송가빈의 섬세하고 희고 맑은 손목에 수갑이 남긴 붉은 자국을 보았다.
“송가빈, 넌 내 눈앞에서 이미 너무 많이 도망쳤어. 이번엔 절대 놓아줄 수 없어. 안심해, 수갑은 여유 있게 채웠어. 도망가려고 발버둥 치지만 않으면 다치지 않아.”
송가빈은 곧장 물었다.
“대체 날 언제까지 가두어 둘 생각이야?”
“모르지.”
박동진은 담담하게 말했다.
“원래는 지금처럼 이렇게 여기서 너와 평생을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정찬수의 외할아버지 힘은 무시 못 해. 결국 우릴 찾아내는 건 시간 문제야.”
그제야 송가빈은 깨달았다.
박동진은 처음부터 송가빈을 영원히 가둬 둘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미 다 알고 있다면 왜 계속 이렇게 나를 묶어 두는 거야?”
송가빈은 차분히 설득하려 했다.
“박동진, 날 돌려보내 줘. 우리 좋게 끝내자. 굳이 원수처럼 될 필요는 없잖아.”
박동진은 낮게 웃었다.
“장난 같은 사격 대회를 좋게 끝낸다고 부를 순 없지.”
“그럼 네가 원하는 건 어떤 건데?”
잠시 침묵하던 박동진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다.
“평생은 필요 없어. 9개월이면 충분해. 9개월 동안만 너를 못 찾으면, 모든 게 원래 궤도로 돌아가.”
“...아홉 달?”
송가빈은 왜 그런 정확한 숫자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박동진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부모님이 널 반대했던 건, 네가 아이를 낳길 거부했기 때문이야. 임수연을 마음에 뒀던 것도 임수연이 내 아이를 가졌다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고. 결국 모든 근원은 아이한테 있었던 거지.”
박동진의 목소리가 한층 무겁게 내려앉았다.
“가빈아, 네가 내 아이를 낳아 준다면 부모님도 널 받아들일 거야. 임수연을 예뻐했던 것처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널 아끼게 될 거야. 그리고 네가 내 아이를 배게 된다면, 설령 정찬수가 널 찾아낸다 해도 그땐 이미 돌이킬 수 없어.”
박동진은 손을 뻗어 능숙하게 송가빈의 속옷 후크를 풀고는 송가빈의 턱을 움켜쥔 채 입술을 덮쳐 왔다.
송가빈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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