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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박동진은 임수연을 정말 몰랐다. 그녀가 그렇게 쉽게 포기할 사람이었다면 정찬수가 처음부터 주목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찬수가 그녀를 박동진 곁에 붙인 건, 임수연이란 여자가 원하는 걸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이든 마다하지 않을 만큼 집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얼굴도 평범한 그녀를 굳이 그 자리에 앉힌 건, 그 야망 하나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런 여자가 단지 임신을 했다고 순순히 물러설 리가 없었다. 박동진의 진짜 고생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그때 리베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임수연 쪽에 따로 연락해서... 눈치 좀 주는 게 어떨까요?” 정찬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랑 가빈 씨 사이 확실해지기 전까진, 임수연이랑은 일절 접촉하지 마. 그 여자 만만하게 보면 안 돼. 괜히 약점 잡히면 귀찮아진다고.” “네, 알겠습니다.” 정찬수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오늘 밤은 우리 호텔 안 들어갈 거야. 박동진이 물어보면...” 정찬수는 잠시 멈칫하다가 말을 이어갔다. “그냥 사실대로 말해.” 한편 송가빈은 박동진이라는 이름이 화면에 뜨자마자 휴대폰을 돌려버리고는 세 마리 강아지와 함께 화단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미꽃이 만발한 화단이었고 강아지는 꽃 냄새가 궁금한지 고개를 들이밀다가 가시에 코를 찔렸는지 낑낑거리며 돌아왔다. 그중 한 녀석이 그녀 다리에 얼굴을 비비며 애교를 부렸다. 송가빈은 조심스럽게 녀석의 코를 어루만지며 다독여줬고 금세 강아지는 다시 기운을 차리고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송이가 떠난 뒤, 그녀 마음 한편에는 늘 공허한 자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그 자리를 조용히, 천천히 메워주고 있었다. 송이를 잊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에게 조금씩 마음이 가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정찬수가 자신을 괴롭히기 위해 맡긴 ‘벌’ 같은 일이었지만 결국 그녀를 치유해 준 건 그 벌이 되어버린 이 아이들이었다. “저 몸집에 무슨 애교야, 정말 철도 없지.” 정찬수가 투덜대며 강아지 머리를 쓰다듬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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