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화
VIP 병실.
널찍한 방안은 파스텔 계열의 색상으로 꾸며졌고, 베이지색 카펫과 우드톤 소파, 그리고 비슷한 색상의 탁자 위에 놓인 장미꽃 한 송이가 은은한 향기를 뿜어냈다.
살짝 열린 창문 틈 사이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병실보다는 호텔 스위트룸에 가까웠다.
병상에서 링거를 맞고 있는 남하연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잠시 후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더니 천천히 눈을 떴다.
침대맡을 지키던 채유리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남하연의 손을 붙잡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언니, 깼어요?”
방금 수술실 밖에서 남하연이 갑자기 쓰러지는 바람에 덜컥 겁을 먹었다.
그나마 병원이라 다행이고 조진성도 옆에 있었다.
아니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남하연이 채유리의 손을 맞잡고 입꼬리를 올리더니 무기력한 목소리로 말했다.
“울지 마. 아직 멀쩡하게 살아 있잖아.”
그리고 손을 뻗어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기절했는데도 그녀는 태연하기 그지없었다.
채유리는 두 눈을 부라리며 씩씩거렸다.
“재수 없게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몸이 아픈 와중에도 남을 먼저 위로해주다니.
괜스레 속만 더 상했다.
비록 얼굴은 창백했지만 남하연은 미소를 잃지 않고 채유리를 바라보았다.
이때, 병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곧이어 흰색 가운을 입은 조진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손은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은 보고서를 들고 병상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누워있는 남하연을 내려다보더니 가벼운 말투로 말했다.
“눈 떴어요?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가 보네요.”
조진성을 발견하자 남하연은 저도 모르게 눈을 흘겼다. 이렇게 믿음직스럽지 못한 의사는 처음이었다.
채유리는 미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두 남녀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하지만 남하연이 또다시 화를 낼까 봐 옆으로 바짝 다가가서 말렸다.
“언니...”
남하연은 안심하라는 듯 눈짓을 보내고 나서야 조진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일어나서 한 판 떠도 거뜬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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