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화

통화를 마친 나문숙은 고개를 돌려 가만히 서 있는 설연우를 보며 의아한 목소리로 말했다. “연우야, 그 심유나라는 여자가 약을 조금만 사용한 게 아닐까?” 약을 구매했을 때 분명 판매자는 약에 취하면 온몸에 힘이 빠져 움직일 수도 없을 거라고 했었다. 하지만 설인아는 나지운의 머리를 내리치고 도망치지 않았던가. 만약 이 일로 나씨 가문에서 책임을 묻는다면 아마 그들의 입장이 곤란해질 것이다. 설연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짜증을 냈다. “심유나든 설인아든, 정말이지 하나같이 마음에 안 들어!” ‘약을 많이 썼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잖아. 안 되겠어. 심유나한테 돈을 전부 줄 수 없지. 시킨 일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전부 줘.' 나문숙은 굳게 닫힌 문을 보더니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했다. “아니면 우리가 이 앞을 지키고 있자. 이번에는 절대 그 X이 도망치지 못하게.” 그녀는 조금 전 같은 일이 반복되길 바라지 않았다. 이때 설연우는 빠르게 달려오는 경호원을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엄마, 그럴 필요 없어. 여긴 나 혼자서도 충분해.” 그녀는 달려온 두 명의 경호원을 향해 턱짓하며 음험한 눈빛으로 말했다. “두 눈으로 꼭 지켜볼 거야. 나도 있고 경호원도 둘이나 있는데 어떻게 도망치는지.” ‘설인아 그 천박한 X은 이미 침대에 꽁꽁 묶였으니까 절대 도망치지 못할 거야.' 나문숙은 다가온 두 명의 경호원을 보며 신신당부했다. “꼭 잘 지키고 있어요. 시키는 대로만 한다면 일이 끝나고 보수를 충분히 챙겨줄 테니까.” 두 명의 경호원은 그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네, 알겠습니다.” 나문숙은 다시 고개를 돌려 설연우를 보았다. 그제야 마음이 놓인 것인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문제가 생기면 나한테 바로 연락해.” 설연우는 나문숙을 향해 손을 저었다. “응. 엄마. 걱정하지 마. 내가 있으니까.” 나문숙이 떠난 후 설연우의 두 눈이 서늘하게 빛났다. ‘설인아, 잘난 척하는 거 좋아하지 않았나? 그동안 계속 진수 오빠한테 어장 치고